근데 그렇다고 할 수밖에 없는 씁쓸함
지난 글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고민을 열었으나 닫지 못했다. 건강보험과 함께 담다 보니 글이 꽤 길어진 바람에 부득이 두 편으로 나누게 되었다. 우선 이전 글 내용 중 국민연금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내 경우 이미 10년 이상 납입하여 국민연금 수령 자격은 갖추었다. 하지만 수령 금액을 늘리고 싶은 욕심에 최소 금액으로라도 가입기간을 늘리고 싶었다. 다만 내가 지속적으로 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우선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직 중 공백기간에 국민연금을 내지 못했던 기간에 대해 추납보험료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어서 추납보험료를 낸 과정부터 언급하고자 한다.
내가 추납 할 게 있는지 여부는 국민연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표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토어에서 '내 곁에 국민연금'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조회나 납부 등은 개인정보를 필요로 하므로 로그인이 사실상 필수라고 봐야 하는데 네이버/카카오 등으로도 로그인할 수 있어 간편하다.
[앱 메뉴 > 조회 > 부과/납부내역 > 추납보험료 미납내역 조회 및 납부]로 들어가면 나의 미납내역이 있는지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언제 미납인지 알고 싶으면 [앱 메뉴 > 조회 > 가입내역/예상연금 > 가입내역조회] 메뉴를 통해 추적할 수 있다. 화면을 좀 내려보면 '연금보험료 상세내역'이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 '납부예외' 등으로 표기된 것이 있다면 그 기간이 추납보험료 기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위 캡처 이미지는 추납보험료를 납부한 이후라서 해당 항목도 같이 나온다. 납부 전에는 납부예외 항목만 나온다.)
내 경우 총합 9개월이라고 한다. 이직하면서 공백기간이 이렇게 길었었나 싶었다. 가입내역조회를 통해 살펴보니 첫 회사에서 두 번째 회사 이직할 때 5개월의 공백이 있었고 그 외에도 이직하면서 자잘하게 공백 있던 것이 쌓이면서 그리 되었다.
그런데 이 9개월에 대한 추납을 진행하려면 국민연금 가입 상태여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납부하는 보험료 기준으로 추납보험료가 산정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내 추납 기간이 10개월인데 국민연금을 매달 27만 원씩 내고 있다면 추납보험료를 270만 원 내야 한다. 반면 국민연금 최소 납부 금액인 월 9만 원을 내고 있다면 10개월에 대한 추납보험료는 90만 원이 된다.
결국 추납도 할 겸 일단 임의가입을 하기로 결정했다. 내 목표는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므로 일단 추납을 하고 낼 수 있을 때까지는 내보고, 안 되겠다 싶을 때는 그때 고민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내 기대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꽤 잘되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예상 노령연금과 연금 납부 종료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다만 회사를 그만둔 이후 로그인하면 이런 화면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가입 신청' 버튼을 눌러도 간편하게 가입되지 않았다. (야...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며 ㅠㅠ) 내 경우 자격취득신고에 대해 직원과 상담이 필요하다는 화면이 나왔다. '귀찮게 지사를 가야 하나...' 생각에 골치가 아팠다. 지도앱에서 찾아보니 가까운 지사는 가깝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교통이 불편했다. 아무래도 오고 가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쓸 것 같았다. 언제 방문해 볼까 고민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앱 메뉴 > 고객센터 > 채팅상담]을 통해 상담을 시도했다.
결론적으로 좋은 시도였다. 채팅상담으로 내가 궁금한 점에 대해 꽤 빠른 응답을 받을 수 있었고, 가입까지 바로 할 수 있었다. 지사를 방문할 필요가 없던 것이다! 물론 개개인의 문의 내용에 따라 지사 방문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가입 과정에서 나를 혼란에 빠뜨리게(?)한 부분이 있었다. 상담원 분께서 '소득이 없는 가정주부이십니까?'라고 물었는데 '하, 이걸 어찌 대답해야 하지...' 싶은 것이었다. 소득이 없는 건 맞다. 그런데 가정주부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 하는데...... 집안일을 하기는 하지만 회사 다닐 때보다 약간 더하는 정도란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백수입니다'라고 할 수도 없고, 뭔가 일을 준비 중이기는 한데 아직 소득이 없어서 임의가입을 하는 것이므로 '직업은 따로 있는데 소득이 없습니다'라고 하기도 뭐 하고. 결국 짧은 고민 끝에 '네'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
이 짧다면 짧은 순간이 나에게는 사실 퇴사 후 첫 생채기가 되었다. '나 외부적으로 말할 직업이 없네? 그냥 가정주부라고 해야 해? 근데 가정주부 아닌데...' 이런 식으로. 가정주부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전업 가정주부 분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알기에 양심에 찔렸다. 내 경우 소득이 아직 없을 뿐 다른 일을 하려고 준비 중이고, 그러니 굳이 따지면 '전업준비생'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어떤 표현도 대외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이 좀 쓰라렸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그저 '가정주부'로 퉁치는 것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가정주부의 업무가 사회적으로 홀대받는다는 인상도 받았다.
가입은 참 쉬웠는데, 반영까지는 시일이 좀 걸리는 모양이다. 8월 중순에 채팅상담을 통해 임의가입을 했고, 그 과정에서 자동이체 날짜와 이체할 계좌까지 모두 접수했다. 며칠 후 자동이체 처리가 완료됐다는 내용의 알림도 받았다. 그런데 뜬금없이 8월 말에 '너 퇴사했구나? 임의가입 해보지 그러니~'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 자동이체 처리 완료 알림을 받은 지 열흘 정도 된 시점이어서 '엥? 내가 뭘 잘못했나?' 혹은 '이거 피싱 아냐?' 생각이 드는, 수신자 입장에서는 꽤 뜬금없는 안내문이었다.
캡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위 문자는 8월 29일 금요일에 왔다. 내 경우 임의가입 진행 과정에서 매월 말일에 연금보험료를 자동이체하도록 설정했고 8월 말일인 31일이 일요일이었기에 내 임의가입 첫 보험료는 9월 1일 월요일에 나갈 예정이었다. 아무래도 임의가입 안내문을 보내기 전에 그 안내문을 받을 사람이 이미 임의가입을 했는지 확인하고 예외처리하는 작업이 없는 모양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9월 1일 월요일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임의가입자로서의 첫 연금보험료가 출금됐다. 나는 최소 가입금액인 9만 원으로 월 납부액을 신청했는데 실제 출금된 금액은 9만 원이 약간 안되었다. 혹시 자동이체하면 할인혜택이 있나 싶어 알아보니 그게 맞았다. 작고 귀여운 할인이 있다. 그래도 이게 몇 달 몇 년이 모이면 나름 괜찮은 할인일지도 모른다.
* 참고 1: 건보 등 4대 사회보험 자동이체하면 보험료 할인(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60523052500017
참고로 국민연금보험료 자동이체에 대한 정보를 보려면 국민연금이 아닌 건강보험앱(The건강보험)에서 확인해야 한다. 4대 보험 통합징수업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번거로운 부분이다. 국민연금 앱에 자동이체 정보를 볼 수 있는 메뉴 하나를 만들고 거기서 건강보험앱으로 이동할 수 있게 약간의 배려만 있어도 사용자가 덜 불편할 텐데. 이 또한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드디어 추납보험료 납부의 때가 왔다. 신청 시기는 사실 임의가입 첫 납부의 때보다 이르다. 국민연금앱에서 임의가입 처리가 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추납보험료 납부 신청을 했다. 앞서 언급한 [앱 메뉴 > 조회 > 부과/납부내역 > 추납보험료 미납내역 조회 및 납부] 메뉴를 통해서 신청했다.
신청하고 1~2일 후 지사에서 확인 전화를 하는데 꼭 받아야 한다. 전화로 확인 단계까지 거치고 추가 서류 제출이 필요한 경우 서류 제출까지 완료해야 추납보험료 납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사와 통화할 때 알게 된 내용 중 하나는 신청은 8월 중순에 했지만 실제 추납금 결제는 9월 말에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행정 처리 단계를 생각하면 그럴만했다. 8월 중순에 한다고 바로 8월 말에 처리가 가능하지는 않을 터이니. 그래도 통장에 추납금 결제용으로 81만 원(월납부금 9만 원 x 추납기간 9개월)을 준비했고 건들지 않을 것이니 처리가 예상보다 한 달 정도 늦어진다고 문제 될 건 없었다.
드디어 9월 24일, 추납금 결제 예정이라는 문자가 왔고 25일에 추납금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그리고 추납금 수납 완료 알림 문자는 10월 1일에 왔다.
이후 국민연금앱에서 확인해 보니 추납보험료는 모두 납부한 상태로 나오고(미납내역 없음) 가입 기간도 추납 한 기간만큼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기대한 대로 예상 노령연금도 소폭 늘어났다.
이렇게 나의 국민연금 처리 여정은 마무리되었다. 이제 매달 국민연금을 잘 낼 수 있도록 하루빨리 내가 자리를 잡고 다시 소득이 생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은 필수이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어느 쪽이 맞다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국민연금을 받을 때 그 총액에 따라 건보료와 소득세가 늘어날 수 있어 망설이는 의견도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각자의 사정과 판단에 따라 나와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결정 또한 존중한다.
* 참고 2: 국민연금의 배신? 건보료 및 세금에 실수령액 뚝(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50616058900530
내 경우는 이전 글에도 언급한 것처럼 '닥치면 그때 고민하자' 타입이라서 우선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주의다. 내가 연금을 받을 때는 저런 문제가 개선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한편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생각한다. 그저 '그때 고민하지 뭐~' 이런 거다. 또한 개인적으로 겪은 몇몇 사건으로 말미암아 건보료는 절대 아까워하지 말자고 생각하는 쪽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임의가입을 해서 가입기간을 늘리는 쪽을 택했다.
추납보험료를 납부하려 하거나 퇴직 후에 최저금액으로라도 계속 내는 쪽으로 결정한 경우 내 사례가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한 글이므로 그런 분들에게는 이 글이 유용한 경험담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