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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Dec 25. 2020

Season's Greetings



해마다 이맘때에는 저물어가는 한해를 아쉬워하면서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를 피력하는데요, 보통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건내곤 합니다. 저는 어느때 부터인가 복(福)이라는게 과연 무엇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이 생겼습니다. 영어로는 그냥 Happy New Year  또는 Happy Holidays 라는 식으로 인사를 건내니 우리말로 번역하면 "행복한 새해 되세요" 또는 "행복한 연말 되세요"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그보다는 사업 번창하고 행운이 많이 따르길 빈다는 의미의 보다 물질주의적  가치가 반영된 표현으로 이해됩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과연 올해와 같은 특별한 해에서 복을 받는다는게 무슨 의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저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시대는 결국 우리 인간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 연결된 세상에서 나 혼자 잘사는게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아무리 내가 건강하더라도 이웃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면 나의 건강도 더 이상 보장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좀더 사고실험을 해보겠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는 엄청난 속도의 폭풍을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앞으로 몇년 뒤에 더 심해서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일어날때 과연 우리는 그때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이야기하면서 각자도생의 꿈을 키울수 있을까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복이라는 것은 개인이 얻어내는게 아니라 그 사회로 부터 받는 것인데 어떻게 개인적인 복의 차원에서 우리에 생각이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내일은 성탄절 입니다. 자신의 복을 추구하기 보다는 인류의 복을 위해서 스스로의 삶을 던졌던 예수님을 생각할때 우리의 복은 결국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데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돌아보면서 개인으로서의 삶을 돌이켜 보자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국제적 상도 받았고 학교에서 무슨 타이틀을 받아서 좀더 인정을 받고 연봉도 적지않게 올랐습니다. 딸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사립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비록 팬더믹으로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이곳 아이오와에서 첫학기를 온라인으로 마쳤고 성적도 잘 받았습니다. 이런 환난 가운데에서 가족 모두가 무사하고 건강하니 다행입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도 건강하시고 형제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었으니 올해는 개인 복이 제법 있었던 한해입니다. 그렇지만 마냥 기뻐할수 없는 것은 어려운 가운데 있는 이웃 때문입니다.


올해는 미국 대선이 있어서 마음을 졸였는데 보다 합리적인 사람이 선출되어서 다행입니다. 인종차별과 거짓과 갈등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는 트럼프 같은 지도자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서 지난 4년의 미국사회는 사회 갈등이 커지고 공동체 정신이 많이 후퇴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정권이 출범해서 다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상처를 봉합하여 다시 전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화해와 관용과 상호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에 더불어 사는게 그게 복입니다. 천국이라는 것을 나 혼자서 만들수 없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보다 성숙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모두들 Merry Christma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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