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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Dec 26. 2020

성격과 인공지능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성격이 사회적 역할에 따라 다르게 발현된다는 내용의 글을 읽었습니다. 심리학자의 연구였는데요 막내들이 집에서 애교가 많은 편인데 과연 사회에 나가서도 그런가를 실증 분석을 통해 밝혀낸 것이었는데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막내다운 성격이라는게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건 집안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었습니다. 성격이라는게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가변적이고 심지어 제한된 상황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이 흥미로왔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생각해 보면 집안에서 나타나는 성격과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성격이 많이 달랐습니다. 또한 이렇게 온라인에서 글을 통해 나오는 성격과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대면할때 나오는 성격도 많이 다릅니다. 온라인에서는 좀더 차분하고 냉정한 성격이 나오고 오프라인에서는 좀더 인간적인 성격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사실 당연한 것이 온라인에서 글을 쓸때에는 감정보다는 이성이 작동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이성보다 감정이 더 작동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성충만한 글을 쓰는 사람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성격이 나오겠지요.)


그런 면에서 성격은 고유한 개체의 속성이라고 규정하기 보다는 상황과 상대에 따라 상호작용을 통해서 다르게 관측되는 것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가 중요한 것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한 사람의 특정 상황에서의 단면을 보고 그것을 전부처럼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잘못된 판단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사람을 함부러 판단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매우 성실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편한대로 판단하고 규정하기 보다는 상대의 발언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는 성실의 원칙이 인간 관계에서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런 성실함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친구라는 관계를 맺고 그 관계 내에서는 성실함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한가지 방법은 친구를 맺지 않는 대신 판단을 하지 않는 방법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데 그걸 오프라인처럼 관계를 맺으면 에너지 소모가 많을수 있으므로 온라인에서 특히 좋은 방법입니다. 적이냐 아군이냐, 또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로 분류(classification)를 하는 습관은 인류가 진화를 통해 얻어낸 생존습관인데요 온라인에서까지 굳이 그런 분류를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으니 편하고 일단 대화를 하면 감정이 없으니 정확한 대화를 하는 편입니다.  감정 낭비가 없고 편한 방식인데 대신 냉정하다는 오해를 살수 있습니다. 그건 제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이기도 하구요 어차피 타인의 평가라는건 믿을게 못됩니다 


이 글의 제목에 인공지능을 넣은 것은 일종의 낚시질 입니다. 제목에 인공지능을 넣음으로써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지요ㅎ 이 주제를 생각하면서 "성격을 인공지능에도 프로그램 할수 있을까?"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성격의 차원을 몇개로 나누어서 각 차원별로 parameter 를 정해서 조절하면 됩니다. 성격이라는 것이 학습에 국한해서 생각한다면 학습 속도, 학습 차원, 또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 등으로 나눌수 있으니 가능할것 같습니다만 이를 어떻게 목적함수를 정의하고 hyper-parameter 를 넣을지는 지식이 짧아서 답을 할수는 없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연구가 인간의 사고 방식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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