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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Oct 04. 2021

도전의 유익

나는 천성이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성격이라 그동안 인생을 피곤하게 살았지만 그래서 또한 발전을 했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두번 커다란 도전이 있었다. 하나는 1994년 미국 박사 유학을 떠날때의 도전이고, 다른 하나는 2008년에 한국에서 미국 이민을 떠날때의 도전이었다. 두 도전 모두 당시에는 무모한 도전처럼 느껴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당시에 그런 선택을 했던 과거의 나에게 고마와하고 있다. 이 두해가 14년 차이이니 등차수열로 계산해보면 내년 2022년에 또다른 도전 타이밍이 다가온다. 과연 그럴지는 두고볼 일이다. 


도전의 가장 큰 선물은 인생이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을 할수도 있고 또는 실패를 할수도 있겠지만,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나름 의미가 있다. 첫째 의미는 도전이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았던 사람에서 도전을 시도한 사람으로의 변화인데 이는 인생을 수동적인 자세를 벋어나 능동적인 자세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인생을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는 유익이 있다. 또한 도전하기 전에 고민을 하고 저울질 하는 과정 자체가 나 자신의 내면이 더 단단해질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단순히 말해서, 도전을 한다는 것은 도전을 하지 않는 현재의 확실한 상태를 벋어나 새로운 불확실한 상태로 접어드는 것이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변화 이전의 확실함 대비 변화 이후가 가져올 불확실함 속에서의 저울질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상태의 변화에는 책임 소재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전을 하기 이전에는 나의 현실에 대한 책임은 나 뿐만 아니라 과거의 외부 요인 (부모님 등등)이 섞여 있다. 그런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순간 결과에 대해 이러한 과거의 외부 요인의 몫은 줄어들고 나의 선택에 따른 책임이 증가한다. 이러한 책임의 증가는 많은 이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을 증가시킨다.  게다가 그 선택이 비가역적이라면 (돌이킬수 없는 선택이라면) 그 부담감은 매우 크게 다가올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면 더이상 남에게 책임을 돌리기 어려워진다. 


내 생각에 그러한 심리적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하는 사람은 크게 둘로 나눌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현재 상태의 불만족이 아주 큰 사람이다. 현재의 상태의 불만족이 크면 클수록 변화의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제어될수 있을 것이다. 마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처럼 현실이 더 지옥이라고 느껴지면 그 게임에 참가하겠다고 자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다른 유형은 본인의 두려움을 제대로 직시할수 있는 강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다. 자기 자신의 내면의 깊은 곳까지 바라볼수 있는 사람은 그 두려움의 원인과 크기까지도 가늠할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을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이 선택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고 내 두려움의 크기를 과장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고, 그후 그 두려움에 감추어진 과거의 나를 찾아가 용납하고 자신과 화해를 이루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자신이 결국 책임이 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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