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주립대로 결정
내가 샘플링으로 올인을 하기로 결심하고나니 아이오와 주립대학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통계학과는 전통과 규모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샘플링 분야에서는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대학은 샘플링을 전공하는 사람도 드물고 심지어 강의 자체도 열리지 않는 편인데 아이오와 주립대학에는 샘플링 전공 교수만 5명이나 있다. 샘플링 연구소가 있어서 거기에서 여러 프로젝트와 연구가 진행되어서 (일년 예산이 4-5 million 정도) 여러 실무 경험까지 쌓을수 있는 곳이었다. 그 연구소에는 교수 5명, 연구조교가 10-15명, 그리고 직업 프로그래머와 domain specialist, survey methodologist (설문지 만드는 사람) 등이 20명 넘게 full time 직원으로 있었고 전화 설문 시스템이 있어서 파트 타임으로 전화 조사를 하는 사람들, 코딩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구소 구성원들이 서베이를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말하는걸 좋아했다. (서베이라는 속성이 말을 통해 상대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니 그런 문화가 있다.) 연구소는 통계학과 건물(Snedecor Hall)의 2층을 썼는데 풀러 교수의 연구실은 다른 교수 연구실의 3배 정도 크기였다. 그만큼 학과 내에서 그의 위상이 독보적이라는 이야기이다.
거기서 첫학기가 끝나고 연구조교로 채용되면서 그 연구소 소속으로 일을 했다. 처음에 했던 프로젝트는 학교에서 매년 실시하는 faculty activity survey (학교 교수들에게 설문을 보내어서 그들의 학교 생활 실태와 만족도 조사를 하는 것이다) 의 설문 자료 분석을 하는 작업이었다. 연구소는 기본적으로 학교 소속이니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서베이 관련 일을 도와준다. 자료를 그냥 던져주고 해오라는게 아니라 매년 하는 서베이라서 작년에 사용했던 프로그램 코드를 다 주면서 이걸 가지고 결과 테이블을 필요한 대로 만드는 것이니 일이 참 쉬웠으면서도 또 SAS 프로그램을 읽고 이해해야 하니 코딩 공부도 되었다.
그 다음에 했던 프로젝트는 가중치 작업이었는데 그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가중치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걸 가지고 사용했었다. Elizabeth Hwang 이라는 대만계 선배가 1978년에 풀러 교수 밑에서 회귀 가중치 작성(regression weighting)과 관련하여 매우 의미있는 박사학위 논문을 썼는데 그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포트란으로 아예 패키지를 만들어서 그걸 내부적으로 썼었다. 당시 연구소에서는 미국 농림부로부터 큰 프로젝트를 받아서 했었는데 이 프로젝트는 National Resource Inventory 라고 해서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땅이 넓은 나라이니 그 땅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통계를 내서 관리하는 시스템인데 이를 위해서 샘플링된 지역에 비행기에서 항공 사진을 찍고 이를 또 직접 가서 토양의 산성도, 부식 정도 등을 측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우리 연구소에서 이걸로 벌어들이는 돈이 매년 3 million 이다). 이렇게 자료 수집된 것을 우리 연구소에서 취합하여 가중치를 만들고 imputation 을 해서 통계적으로 검증된 자료를 만든후 미국 농림부에 보내주면 농림부의 각 부처와 산하 기관에서 그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여러 가지 보고서가 나오고 모델을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지식 산업의 하나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조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지식 산업 자체가 굉장히 취약한데 나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각 단계별로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분석 과정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두었는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이걸 써먹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대학원에서 배웠던 샘플링 과목은 석사과정에서 한과목, 그리고 박사를 위한 고급 과정 샘플링 과목을 들었었다. 둘다 Jay Breidt 라는 젊은 교수에게 배웠는데 Fuller 선생과는 달리 강의를 너무 잘했다. 학부때 영문학과 수학을 이중전공 했다고 하는데 영문학을 해서 그런지 설명을 너무 명확하게 잘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코스웍을 하면서 또 연구조교로 이런 저런 프로젝트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박사과정 2년차가 지나고는 논문자격 시험이라는 것을 봤는데 그걸 통과하면 논문을 쓸 자격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 시험은 2번까지 볼수 있는데 거기서 떨어지면 학교를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