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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Nov 23. 2020

My Octopus Teacher

영화 감상평

어제는 넷플릭스에서 My Octopus Teacher 라는 영화를 가족들과 같이 시청했습니다. 영어도 쉽고 등장인물도 많지 않아서 줄거리를 이해하는게 별로 어렵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식사재료로 좋아하는 문어라는 동물이 생각보다 상당히 영리하고 놀라운 면이 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는데요, 몇가지 주관적인 감상을 두서없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문어의 호기심


영화속의 주인공은 그의 취미생활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중에 어느 문어를 알게 되고 그와 나중에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문어와 친구가 된다는게 좀 이상한것 같지만 그 영화 안에서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드러났는데요, 생각해 보면 친구가 된다는 것은 어느 수준의 지적인 교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이 해삼이나 멍게와 친구가 될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 보면 주인공 인간이 문어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던 것처럼 그 주인공 문어 역시 인간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상의 지능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자기가 살고있는 세계 바깥에 대해 대해 궁금해하고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하지 않고 모험을 하려는 자세가 문어가 상당한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2. 문어의 유연함


문어는 뼈가 없으니 당연히 유연하지만 두뇌가 발달해서 또한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관찰했던 부분은 문어가 주위 환경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보호색을 가지고 변장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바위 옆에서는 바위 같은 색깔을 띠고 수풀 옆에서는 수풀처럼 푸른 색깔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주위의 환경을 관찰하고 그 환경에 맞게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려는 모습이 한명의 위대한 탐구자를 연상할 정도였는데요, 흥미로운 부분은 상어의 공격으로 큰 상처를 받아 힘이 떨어지니 그러한 색깔 변화를 내지 못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는 결국 커다란 외상으로 더 이상 높은 수준의 지적 활동을 할 힘이 없어서 외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사고의 유연함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뇌의 긴장이 풀어지면 세상을 자기 편한대로 이해하려는 것은 우리의 본성이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뇌의 긴장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의심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3. 회복 능력


영화에서 문어는 상어의 공격으로 팔을 일부 잘리게 되는데요, 그 잘린 팔에서 다시 살이 돋아나고 자라서 다시 건강을 되찾게 되는 모습도 흥미롭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인간은 팔이나 다리가 잘리면 그것이 자라지 않아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문어는 팔이나 다리를 잘려도 다시 시간이 지나면 회복을 하고 건강해 집니다. 아마도 세포 조직이 분화가 덜 되어서 서로 상호보완이 더 잘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은 너무나 분화가 많이 되어서 손가락 세포와 눈의 세포와 다리의 세포가 다 다르고 호환불가능 합니다. 문어는 자기 조직들의 분화를 포기함으로서 일상생활에서 고도의 편리함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럼으로써 호환성을 얻어내고 위기의 순간에 몸의 일부가 망가져도 다른 부위에서 그걸 보완하여 회복할수 있는 능력을 얻어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문어의 "회복탄력성"는 대단한 것인데 이는 위에서 이야기한 유연성과도 연결되는 것입니다. 문어에게서 얻어지는 삶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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