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21
나는 그대로 인데 인생이 심심해진 이유는 사실 내가 심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많은데. 하와이의 자연경관도, 해변가도, 맑은 공기도, 해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상도 모두 내가 무뎌져버렸다. 이곳은 변화가 크지 않다. 느릿느릿 조금씩 조금씩 아주 미묘하게 바뀌는 공간과, 여유롭고 평온한 사람들, 다름과 불편함도 기꺼이 견뎌내는 넓은 마음들.
그 안에서 뾰쪽뾰족하게 모난 내가 점점 부드러워 지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고슴도치 가시가 털로 변해서 부들부들해지는 그 날까지!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인생에서도 특별함을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면을 기억하고, 평범하디 평범한 일상에서도 행복하다고 느끼기로 선택할 수 있다.
이 곳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상황이 있다. 바로바로 수다타임. ㅋㅋㅋ 스몰토크가 기본인 이곳에서 진지한 대화 말고 진짜 쓸데없는 말들 많이 하는데 그게 참 좋다. 진짜 세세한 거라도 자기 경험을 말하고 감정도 공유하고 그런 점이 부담도 없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고 좋은 기분을 전파하는 그런 대화들!
가끔은 정말 숨이 턱 막히는 대화들이 있다. 어떤 대화에서는 꼭 정답이 있다. 뭔가를 꼭 해야만 한다는 정답이 있거나, 무엇이 무조건 나쁘다라는 정답이 있거나, 어떤 상황이 항상 문제라는 정답이 있거나. 그러면 결국 대화 자체는 해결책은 없이 불평불만만 하는 대화, 부정적인 기운에 잠식당하는 대화, 모든 에너지가 빨려가는 대화, 신세한탄하며 남과 비교만 하는 대화, 상대를 평가하는 대화, 잘못된 것에만 집착하는 대화, 화풀이하는 감정 쓰레기통 만드는 대화... 들로 흘러가게 된다.
나는 정답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고 간접화법도 제대로 못 알아듣고 상대의 반응을 떠보기만 하는 그런 대화도 너무 싫다 ㅠㅠ 물론 그런 느낌이 들면 대화를 바로 중단하면 되는데 문제는 대화를 한참 하고 나서 그런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ㅠㅠ 예전에는 그게 어떤 상황인지 아리송하고 이게 맞나 아닌가 하는 마음이 있었다, 즉 내 본능적 감각을 내가 믿어주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하고 나면 괜히 나에게 화가 났다.
이제는 내가 받아들이 수 있는 선을 잘 알고 최대한 수용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그 밖에 있는 아무리 부정적이고 부조리한 일들도 타인의 의견임을 인식하고 나에게 영향을 주게 허락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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