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22
부지런하다 만 새해 첫 글.
일기조차 안 쓰고 그동안 푹 쉬었다. 놀면서 심심해하고 바쁘면서 지겨워하고 출근하고 일하고 쉬고 답답해하고 이거 저거 하겠다고 열쩡이 솟아오르다가도 짜게 식고. 일단 눕고 폰하고 인터넷하고 라디오 듣고 테레비 보고 청소하고 비우고 채우고 사람들 만나고 칭구칭구 맛있는 거 먹고 또 먹고 더 먹고 계속 먹고 자고 싸고.
해가 바뀌었다고 나의 일상이 극적으로 판타스틱하게 바뀌진 않았다. 평범하고 단조로웠던 순간들이 계속되고 나는 여전히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 자신의 변화를 주도하는 열정, 특별한 도전을 하는 모습, 또는 차근차근 꾸준한 실천... 다들 너무너무 멋있어 보인다.
그 사이에서 특별하고 싶지만 보통인 내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꾸준한 창작활동을 보면서 감탄하고,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잘 쓰인 문장에 감동하고,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이미 여러 사람에 의해 글로 영상으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표현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그러다가 한없이 쭈그러지는 마음이 든다. 이미 더 훌륭한 글들이 많은데 내가 이렇게 쓰는 것들이 어느 의미가 있을까...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심심해서? 현실이 괴로워서? 사실 놀기 좋아하는 나에게는 바쁘거나 재밌는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잊어버리는 일이다... 이걸 쓰는 이유도 다시 심심한 일상의 반복이 시작됐기 때문 ㅠㅠ 나는 그냥 현실도피용으로만 글을 쓰는 것일까?!
매일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거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블로그에 업로드를 하거나, 규칙적인 일정에 맞춰서 완성된 글로 강연을 하거나, 다른 작가님들과 협업을 하거나,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활동을 하는 정말 많은 작가님들이 계신다. 업으로 또는 본인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글을 쓰는 분들도 있는데... 흐 나도 그렇게 따라 하면 되는데 왜 안 하고 있지 ㅡ,.ㅡ 수 년간 꾸준히 노력해오신 분들과 잠깐 끄적거린 내 글과 어떻게 비교가 되겠는가만은...
하고싶은 일을 당장 하지 않으면 죽을병에 걸린 나, 충동적이고 기복이 심해 마음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변덕이다. 그리고 또다른 특징으로는... 흥미나 관심이 금방 짜게 식어 포기가 빠름 ㅋㅋㅋ 뭔가 하나에 꽂혀서 끝까지 파고들어 탐구하고 배우고 습득하여 통달하는 경지에 오른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뭐, 인생을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면 지금도 괜찮다! 중간에 실패를 하던 포기를 하던 그냥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기분좋고 행복하다면야. 인생을 꼭 가성비로만 따질 필요는 없으니 나는 가격 대비 행복으로 살랜다. 그냥 그 경험 자체로 만족!!
옛날에는 바라는 일이 있으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면서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실제 이루어진 것처럼, 내가 상대를 위하는 만큼, 실감 나게 말하면 말할수록 진심이 전해진다고.
그리하여 연말에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잘 지내보자. 올 한 해, 우리는 더 좋은 집으로 이사도 갔다! 이직도 했고 적응 잘하며 지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 많이 많이 만나 좋은 시간 보냈다! 나와 같은 마음인 여러 사람들과 끝이 안 보일 만큼 흥미로운 주제들로 대화하고 자주 만날 수 있는 이웃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같이 재밌게 주말을 보냈고! 나는 혼자서도 운전해서 이리저리 좋은 곳 많이 구경하고 놀러 다녔고 나를 기분 좋게 해 준 일들도 많이 찾았다! 소소한 일상에서도 감사하며, 글쓰기도 열심히 해서 속편도 출간하고 책에 쓴 대로 내가 행복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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