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라도, 미니멀이라도,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ㅠㅠ
저는 남편이 사는 곳으로 이사와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친구 가족 하나 없이 남편밖에 없는 머나먼 곳에서 너무너무 외로웠어요 ㅠㅠ 게.다.가. 재작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어려워지고 사람들 만나기도 힘들어지고 출퇴근만 겨우 하니까 답답하더라고요. 사람도 만나고 싶고 수다도 떨고 싶고 한데 나갈 수가 없으니까요
저희 집은 10평도 채 안 되는 스튜디오 아파트에요. 한국식으로는 원룸, 주방과 침실과 거실이 모두 같은 단칸방이거든요 ㅠㅠ 그래서 누군가를 초대하면 저희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리는 것 같아 처음에는 많이 망설일 수밖에 없었죠. 정말 친한 친구라면 부담 없이 만나겠지만 이곳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과는 친해지는 단계라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난관은 ㅠㅠ 저희 집에 손님들을 맞이할 공간이 너무 작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저희 집 유일한 테이블은 22x50인치로 2명이 앉으면 넉넉하게 쓸 수 있지만 사람들을 초대하기에는 작다고 느껴졌거든요.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저희 집에 의자가 3개, 식기도 3개씩 뿐이라는 거! ㅠㅠㅠㅠ
하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나요. 너무너무너무 심심하고 답답하고 할 거 없었던 저는 이 원룸에 손님을 초대하는 감행을 합니다! ㅋㅋㅋ 이곳은 관광지라 카페나 음식점도 자리가 없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자꾸 늘어나니 외출도 불안해서 집에서 만나자고 제안하니 정말 다행히도 흔쾌히 저희 집에 방문해주셨어요 �
손님께 잘 대접해 드려야 하지만 제가 요리를 못해서 일단 음식은 다 외식으로 ㅋㅋㅋ 저는 과일이나 커피를 준비했어요. 그리고 저희 집에 있는 식기들을 모두 꺼내도 부족한 부분은 일회용으로 대체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의자는 양해를 구하고 높이가 비슷한 수납상자로 대신했어요 ㅠㅠ
다행히도 저희 집에 오신 분들께서 모두 상황을 잘 이해해주시고 원룸인데 짐도 없다고 칭찬까지 해주셔서 재미있게 첫 모임을 마치고! 그다음부터 계속 저희 집에 놀러 오라고 이리저리 질척대고 있는 중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다른 분들도 한 번씩 집에 초대해 주셔서 놀러 갈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땡스투 남편...♥️ 저희 집은 원룸이라... 주말에 제 친구들이 집으로 오려면 남편이 나가줘야 하거든요 ㅋㅋㅋㅋㅋ ㅜㅜ 남편은 재택, 저는 주 5일 출근이라 남편에게 주말에는 사무실에 나가는 게 어떻냐고 한 번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었는데, 남편이 진짜로 매.주. 나가주고 있답니다!!! ㅋㅋㅋ 제가 집에서 모임이 없는 날에도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집에서 편히 쉬라고 나가줘요 ㅜㅜ 정말 고마운 남편입니다!
저희가 결혼하고 2달 뒤, 남편의 생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남편 친구들을 초대해 한식을 대접하였습니다 ㅎㅎ 나름대로 소고기 미역국을 만들고...... 나머지는 다 산거네요^^; 반찬가게에서 나물도 사 오고, 저 까만 건 매콤한 쭈꾸미 볶음, 불고기, 잡채와 전 입니다! 쭈꾸미랑 불고기는 양념되어 있는 거 사 와서 열심히 덥혔고, 상추도 열심히 씻었어요 ㅋㅋㅋ 저기 보이는 작은 소주잔(?)은 일회용 양념통입니다 ㅋㅋㅋ
제 생일이 미국의 연휴인 땡스기빙 데이와 같은 주에 있어서 파티 겸 모였어요! 제가 완전 좋아하는 언니 부부를 초대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ㅎㅎ 이 날은 땡스기빙 전 주말, 남편의 최애 마트의 푸드바에서 터키, 매쉬포테이토, 스터핑, 삶은 야채 등등 나름 명절 음식으로 모두 남편이 준비해주었습니다! 저기 생간 같이 보이는 건 크렌베리 소스예요 ㅋㅋㅋㅋ 저걸 터키랑 같이 먹더라고요.
이 날은 무슨 날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한식 파티를 했나 봐요! 저의 최애 음식 감자탕이랑 불고기랑 잡채 나물에 해물전 동태전 등등 아주 푸짐하게 먹었네요 ㅋㅋㅋ 와 또 먹고 싶어지는 한 상입니당
와우 이 때도 탕수육, 냉채족발, 곱창볶음에 손수 만든 김밥까지! 이 날은 차 있는 분께서 다운타운에 있는 한식 맛집에서 공수해온 음식입니다 �� 이 날 여기 음식에 반해서 곱창전골이랑 탕수육이랑 다른 모임에서까지 여러 번 먹었어요. 메뉴 최고!!
분식 파티를 했던 날입니다! 제가 떡볶이랑 어묵탕이랑 만들고 친구가 김밥이랑 튀김 만두까지 준비해온 날이었어요! 떡볶이는 미미 떡볶이 봉지, 어묵탕은 부산 어묵탕 봉지 출신입니다. 이 날 분식이 인기가 좋아서 나중에 남편 친구들도 초대해서 분식을 만들어주었었어요!
ㄲㅑ 그리고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저희 집에서 파뤼파뤼를 하게 됐어요!! 칭구들이 서프라이즈로 케이크를 사 와서 깜짝 파티를 해주었습니다!!! 너무 감동이었어요. 타지에서 서로를 이렇게 생각해주는 인연을 만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 뭔가 말도 못 하게 먹먹해지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날은 평일 저녁 급 만남이었어요! 남편은 시댁에 가있어서 한동안 자유부인이었던 ㅋㅋㅋㅋㅋ 남편이 시댁갈 때마다 사람들에게 연락합니다 ㅋㅋㅋ 평일에도 오라고 ㅋㅋㅋㅋㅋ
이 날은 브런치를 먹은 날이에요! 사실 브런치는 카페에 가서 먹어야 제맛인데 ㅠㅠ 나름대로 집을 카페처럼 이것저것 준비해봤어요 ㅋㅋㅋ 샐러드와 과일은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하기에는 가격이 있어서 미리 준비했고, 샐러드랑 곁들여 먹기 위해 삶은 계란이랑 새우튀김 만들었어요 ㅋㅋ 그리고 와플이랑 쉬림프 베네딕트만 주문하였습니다 ㅎㅎ 이렇게 먹으니까 꽤 괜찮더라고요! 나중에 다른 친구들 또 초대해서 이렇게 먹고 싶어요
이렇게 모임을 한 번 하면 집에 있는 그릇들 전부 다 꺼내 쓰게 됩니다 ㅋㅋㅋ 그래도 설거지거리가 쌓인 만큼 일회용품을 안쓰니까 나름 뿌듯해요!
모임을 하고 나면 한동안 기분이 좋아요! ㅠㅠ 맨날 남편만 보고 살다가 다른 사람 만나서 속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근황도 듣고 한국 이야기도 하고... 원룸이라 누군가를 초대하기에 큰 용기가 필요했는데,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망설였나 싶어요.
아무래도 제 자격지심이었나 봐요. 원룸에 사는 게 괜찮다고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원룸이라고 무시할 사람은 제가 아무리 숨겨도 무시할 거고, 신경 안 쓰는 사람들은 집 안을 다 봐도 신경 안 쓸 테니까요. 제가 고민 고민해봤자 어차피 저희가 이곳에 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심심함이 그 모든 고민을 이겨버렸어요 ㅠㅠ 너무 심심해서 이렇게라도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ㅋㅋㅋ
나의 상황을 인정하고 솔직하기.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원룸 살아도 손님 초대할 수 있습니다 ㅎㅎ 법에 걸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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