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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Feb 07. 2022

10평 원룸, 작은 집에서도 특별한 날은 특별하게!

작아서 더 쉽게 금방 채울 수 있는 공간으로 특별한 날 기념하기

저는 집과 환경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가 나로서, 가정에서의 역할이나 사회의 일원으로서 잘 기능하게 하려면 나의 근거지가 되어주는 집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집은 내가 마음 놓고 편하게 휴식을 취하면서도 재충전하여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그런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안전해야 하는 장소잖아요. 특히 코로나 때문에 격리나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줬죠.


한국에 살 때에는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맛집을 찾아가거나 유명한 장소들을 방문하는 것이 정말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습관처럼 이곳에서도 무슨 날만 되면 밖으로 나갈 궁리를 했었어요. 하지만 제주도보다 작은 섬에 사는 가장 큰 단점은... 나가도 거기가 거기라는 것 ㅠㅠ!! 그래서 맨날 어디 가야 잘 놀았다고 소문날까 하면서 한국에서처럼 외출 계획을 세웠었고, 이곳은 한국이 아니기에 편의시설도 개장시간도 가격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치안도 달라서 항상 외출을 해도 별로라고 생각됐어요 ㅠㅠ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도 어려워지고 남편과 둘이 한 공간에 갇혀있다 보니 이 안에서 전부 지지고 볶고 해야 했고, 코시국이 1년, 2년 길어지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답니다. 그나마 미니멀 라이프 덕분에 집 안의 빈 공간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분위기를 내보려고 시도해봤어요! 


우리가 물에 빠지기 전까지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 채 지나가잖아요. 그런 것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있어서 익숙해진 부분들에 변화를 조금씩 주면 생각보다 효과가 배로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공기, 빛, 풍경, 햇살, 빈 공간 등등 아주 작은 것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작은 집을 분위기로~ 느낌으로만~ 채워보았습니다 ㅎㅎ




빔프로젝터



저희 동네 근처에 영화관이 하나 있는데요, 화요일이면 영화표 할인을 해서 한 편에 $10불이었어요. ㅎㅎ 평일이라 자주 가지도 못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이 닫히니 왜 그렇게 가고 싶던지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고 문화를 즐기고 싶고 하더라고요ㅜㅜ 


저희 집은 양 면이 흰색 벽으로 되어 있는데, 한쪽은 침대를 놓았고 한쪽은 가구를 안 놓고 빈 벽으로 남겨두었어요. 그래서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틀어서 침대에 누워서도 보고 테이블을 옮겨서 저녁을 먹으면서도 보고 비치체어를 갖다 두고 영화관처럼 보고 나름의 외출 분위기를 내보았습니다 ㅎㅎ


저는 큰 화면으로 영화 보는 것이 좋아서 괜찮았는데 저희 남편은 노트북 화면으로 보는 것을 선호하더라고요. 암막커튼이 있었더라면 화질이 더 보기 좋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는 저 빔프로젝터 세팅하기가 귀찮아져서 결국 중고로 보내긴 했지만 (ㅠㅠ) 작은 집에서 티비나 큰 스크린이 없을 때, 영화관 분위기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ㅎㅎㅎ




풍선



풍선은 가격도 싸고 크기도 커서 가성비 좋은 데코 용품이에요. 벽에 붙여두면 분위기가 확 사는 느낌에, 하나에 얼마 안 하는데 한 번 불어놓으면 몇 달은 가서 가성비 짱인 ㅋㅋㅋㅋ 그리고 기념일 별로 풍선 종류도 얼마나 다양하게요~~ 이벤트 별로 글자나 숫자, 그리고 색깔에 맞춰서 준비하면 딱입니다! 다른 거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세트로 다 되어있는 거 사서 그것만 불어서 벽에 붙여 놓으면 최고예요!! 게다가 집이 작으면 풍선도 많이 필요가 없어요 몇 개만 불어도 가득해 보인답니다 ㅋㅋㅋ



특히 요즘 나오는 풍선은 헬륨 기계 같은 추가 장비가 필요 없이 입으로 불 수 있어요 (그 대신 풍선이 공기 중에 뜨진 않지만요 ㅠㅠ) 풍선을 사면 안에 빨대와 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풍선 꼭지에 동그랗게 입구가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빨대를 넣고 불어주면 돼요! ㅎㅎ 다 불었으면 빨대를 빼고 손으로 꾹꾹 눌러주어 입구를 봉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풍선이 공기가 빠져 보이면 한 번씩 다시 불어주면 새것처럼 부풀어올라요 ㅋㅋㅋ 그리고 풍선에 작은 동그라미처럼 고리가 있어서 끈으로 엮어 벽에 붙일 수 있습니다 ㅎㅎ 




향초



초를 켜면 집안 분위기가 은은해지고 향기로워지는 건 말할 것도 없죠! ㅎㅎ 특히 향초는 선물 하기에도 부담 없어서 많이 주고받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에서도 정말 가~~~~끔 향초를 피우는데 정말 마음이 헛헛할 때 뭔가 따스하고 포근한 그런 느낌이 필요할 때 선물 받은 향초를 켜요... 


평소에 자주 못하는 이유는 향초의 향이 달달해서 그런지 개미도 저희 집에 줄 서서 오더라고요 ㅠㅠㅠㅠ 안 그래도 개미 많이 나오는데 개미들 몰래 향초를 킬 수도 없고 해서 아껴 피우고 있습니다. ㅎㅎㅎ 




조명



조명은 집안 분위기를 꾸밀 수 있어서 정말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연말에는 저희 건물에서도 입구를 꾸며줍니다 ㅎㅎ 확실히 밤에 조명을 딱 켰을때 환해지는 그런 느낌이 참 좋아요 ㅎㅎ 


Freepik


예전 크리스마스 때, 저희도 벽에 조명으로 (위 사진처럼)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봤었는데요, 그때 남편이랑 대판 싸웠었나 어쨌었나 하루 만에 내려버리고 사진도 없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그 조명도 바로 비웠던 듯 ㅠㅠ 그래도 할로윈 때나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에 정말 좋은 아이디어예요!! ㅎㅎ




선물



저희는 선물 받은 물건이나 카드를 벽에 전시(?)해 둘 때가 있어요. ㅎㅎ 따로 기능도 없는 장식품이나 필요도 없는 물건 등을 선물 받으면 저에게는 마음의 짐이 되곤 했어요 ㅠㅠ 택배로 오면 거절도 못하고 모아뒀다가 숨겨두기도 했는데, 저희 집은 저희 물건을 수납하기에도 모자란 집에 마음에 들지도 않는 물건이 점점 쌓이다 보니 집이 불편해지더라고요...


선물을 준 사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부담감, 죄책감과 동시에 내 집인데 내가 원하는 물건을 두는 것도 참고 있는데 내가 원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왜 모셔둬야 하지 하는 반항심이 겹쳐서 어느 날 싹 다 정리해버렸어요. ㅋㅋㅋㅋㅋ ㅠㅠ... 당시 상황이 제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그 선물들을 꼴도 보기도 싫었고 집에 존재한다는 것도 싫었던 때라 사실 홧김에 버린 것이죠. (만약 지금이라면 조금 다르게 행동했겠지만, 당시의 교훈이 있었기에 제가 성장할 수 있었겠죠. 그리고 이 사건 뒤로는 선물도 현금으로 보내주십니다ㅜㅜㅋㅋㅋㅋㅋ)


그런 시행착오를 겪고 선물을 관리하는 방법을 찾았어요. 선물 받은 물건들을 벽에 잠시 걸어두면서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저 스스로에게 마음의 주문을 외웁니다. "나는 이 선물을 평생 보관할 의무는 없어. 내가 좋아하는 만큼만 감상하고, 선물을 준 사람의 마음만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돼. 이 선물을 주신 분께서도 내가 선물을 받고 행복하기를 바라시지, 이 선물로 인해 스트레스받아 괴로워하길 바라시진 않아. 그러면 언제든 비워도 괜찮아."


그러면 마음도 편해지면서 선물을 찬찬히 볼 수 있어요. 대부분은 비워지지만 그 기억은 남습니다. 그러면 부담 없이 선물 준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 선물을 간직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도 벗어나 예전에는 택배 상자만 봐도 이 안에 또 뭐가 들었는지 열기도 전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어요!



그리고 제가 사는 곳에서는 '레이'라는 꽃목걸이를 선물로 주고받는 문화가 있어요! 저희는 레이를 받으면 시들 때까지 창가에 걸어둔답니다 ㅎㅎ 그러면 축하받은 그 상황도 생각나고 레이를 목에 걸었던 그런 기억도 생각나고 오래오래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아요 ㅎㅎ 그리고 꽃이 예쁘게 마르면 오래오래 걸어두기도 해요 ㅎㅎ






작은 집의 분위기를 가장 화사하게 만드는 것은 생화일 거예요!! 확실히 생명이 있는 식물이나 꽃이 집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요. 물을 갈아주고 시든 잎을 정리해주고 애지중지 관리하면서 신경도 많이 쓰게 되고, 예쁘니까 자꾸 눈길이 가기도 합니다 ㅎㅎ 요즘에는 플렌테리어라고 해서 식물로 하는 실내장식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희 집은 아직 화분을 들이기에는 마음에 준비가 안돼서... 만약 화분을 들이면 저희 집이 개미집이 될까 봐 (월세는 내가 내는데! ㅠㅠ) 남편이 가~끔씩 사 오는 꽃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있어요! 





작은 집이라도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니 최대한 누리고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집이 넓어서 각 방마다 꾸미고 역할별로 공간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지금 이 집에서 할 수 없는 것만 바라면 너무 불만족스러운 삶이 되니까요 ㅠㅠ 벽 하나에 이것저것 붙여보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꾸며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활용을 하기도 하고!! 맘에 안 들면 다 치우고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작은 집이라 치울 것도 적고 꾸밀 때도 쉬워요! 작은 집이라도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대로 맘껏 꾸미고 즐기고 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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