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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Feb 15. 2022

번외 - 영국에 살어리 랏다

치어스~❤️

2011년 해외수학생의 추억




나는 대학생이 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바로바로 유럽 배낭 여행! 단어만 봐도 낭만적일 것 같은 청춘의 상징 배낭여행! 그것도 유럽!


그러나 당시 부모님께서 여자 혼자서 유럽까지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공부하러 가는 거면 모를까 절대 안 된다고 하셔서... 바로 다음 학기 교환학생 신청을 감행하게 되었다. ㅋㅋ 원래도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이 있었는데 합격할 수 있을지 용기가 없어서 할까 말까 하다가 유럽의 로망을 위해! 그리고 영문학도로서 영문학의 본거지에서 한 번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위해! ㅋㅋㅋ



나는 여행 가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여행경비를 모아야 했다. 그런데 매달 생활비로 나가는 금액이 있으니 돈은 쉽게 모이지 않았고, 나는 알바시간을 엄청 늘려서 급기야 내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하루를 일만 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ㅠㅠ 뚜벅이 었던 나는 서울 곳곳을 누비며 잠도 쪽잠 자고 방학에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하루 종일 일만 했다 ㅠㅠ 그렇게 2년을 알바몬으로 보내고 알뜰살뜰 돈을 모아서 겨우겨우 600만 원 찍고 바로 교환학생 신청! ㅋㅋㅋ



하지만 당시의 나는 정말 너무나도 무모하게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그냥 대충 교환학생을 신청했더랬다 ㅠㅠ 지금 다시 하랬으면 정말 꼼꼼하게 잘 알아보고 이곳저곳 비교했을 텐데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왜 그랬니 과거의 나 ㅠㅠ 그나마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기에 망정이지 정말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하면 큰일 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일이다.


나는 University of Nottingham 이라는 영국의 한 대학교를 신청했는데 그 이유가 영화 노팅힐이랑 이름이 비슷해서 그냥 그 근처에 있을 줄 알고 신청했었다 ㅠㅠ 진짜 한심 한심 그런데 알고 보니 영국 중부에 있는 노팅엄이라는 도시에 있는 대학이었다 ㅋㅋㅋ 그래서 그냥 중부니까 위아래로 여행 다니기 좋겠다 하고 위안 삼았는데...



나중에 합격하고 보니 이 대학교는 교환학생이 아니라 해외수학생만 선발하는 것이었다.ㅋㅋㅋ 교환학생을 신청할 때 나는 교환학생과 해외수학생의 차이도 모르고 신청한 것 ㅠㅠ 아이고오 ㅠㅠ교환학생은 한국 본교에 등록금을 내고 해외 대학을 수강하는 것이고 해외수학생은 해외 대학의 등록금을 내고 해외 대학을 수강하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당연히 350만 원 대였던 한국대학교 등록금이 훨씬 싸니 교환학생은 경쟁이 더 치열했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덜컥 해외수학생에 합격한 것이다. 다행히도 알고 보니 해외대학 등록금도 크게 비싸지 않아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 등록할 수 있었다 ㅠㅠ



그러고 나서 등록까지 하고 보니 ㅋㅋㅋㅋㅋㅋㅋ 학점 교류할 과목을 선택해서 학업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당시 이 학교는 외국인 학생에게 영문과 전공 수업은 한 학기에 딱 세 과목만 수강할 수 있도록 제한이 있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정말 운 좋게 그 세 과목 모두 전공심화 학점으로 인정받아 졸업요건에 채울 수 있었다!! ㅠㅠ 그래서 영문학 수업 4과목과 정치학 수업 2과목으로 정말 정말 다행히 모두 전공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더 깜짝 놀랐던 것은 D. H. Lawrence 라는 1900년 대 초반 유명하고 논란 많은 작가가 이 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ㅋㅋㅋ





유학비용 정산

비행기표 £1,100

등록금 £2,550

기숙사비 £2,334

생활비 £1,250 = 250 x 5개월 (교통 £30 핸드폰 요금 £35 생필품 £35 노는데 £110)

총 약 £7,250 (= $10,000 = ₩11,629,348)


여행경비는 제외하고, 나는 기숙사에 살았어서 하루 세 끼 학식 또는 교내 마트 이용 가능 금액이 포함된 비용이다.





결과적으로 학교도 아주 좋았고 영문학 소설에서만 읽었던 스산한 영국 분위기도 무척 좋았고 넓디넓은 잔디밭과 호수 근처에 위치했던 캠퍼스도 좋았다. ㅋㅋㅋㅋ 다만 수업은 열심히 출석했으나 머릿속이 온통 딴생각뿐이라 공부를 제대로 안 했던 것 같다 ㅠㅠ


영국은 당시만 해도 왜인지 모르겠는데 정말 많은 업무들을 수기로 했다. 수강신청도 수기로 해서 종이에 학생들 이름을 쫙 손글씨로 적어놓고 대기자 명단도 따로 손글씨로 적어놓고 ㅠㅠ 그래서 각 학과나 과목이 열릴 때마다 학과 사무실 앞에서 학생들이 줄을 서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진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ㅋㅋ


그리고 과제도 프린트해서 제출하거나 자필로 작성할 수 있었고 제출할 때에도 제출기한에 맞게 냈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학과 사무실 앞에 있는 타임스탬프를 찍어서 냈어야 했다. 신기신기 아무튼 그래서 같은 수업 들었던 친구랑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보고서를 쓰고 한두 시간 정도 여유 있게 학과 사무실에 갔더니 서머타임이라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져 있었다!!! 띠용ㅋㅋㅋㅋ 다행히 제출은 잘했지만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되다니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ㅋㅋㅋ



대부분의 외국인 학생들과 같이 나도 여행 동아리에 가입해서 동아리 통해서나 친구들과 따로 아니면 혼자라도 한 달에 두세 번씩 주말만 되면 영국 곳곳으로 기차 타고 여행 다녔고 대망의 이스터 봄방학 때에는 한 달 동안 유럽 대륙을 여행한다는 비장하고 원대한 계획을 세워서 뭔가 도장깨기처럼 관광지를 여행했다 ㅋㅋㅋㅋㅋ 진짜 지금 하라면 절대 못할 일정에 배낭 하나 메고 20여 개 도시를 구경하고 왔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 달을 놀고 오니 어느새 과제 제출과 기말고사 기간이 코앞이었다. ㅠㅠ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과제도 모두 내고 시험도 보고 했는데 성적이 ㅠㅠ... 다행히 네 과목은 Pass/Fail로 인정되었고 다른 한 과목도 최악의 성적은 아니게 인정받을 수 있었고 나머지 한 과목은 버렸다 ㅜㅜ 정말 다이나믹한 학기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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