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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Feb 20. 2022

[pdf] 실전모의고사 -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

다음 대화에 이어질 가장 적절한 반응을 고르십시오.

일상과 생활이라는 게 30 평생을 다른 습관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1년 365일을 함께하게 된다면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부부던 룸메던 부모님이던 한 공간에 사는 것 자체가 서로서로를 배려해줘야 가능한 것이다. 내가 공평하다고 생각할 때는 상대가 나를 배려해준 것이고, 내가 손해 봤다고 생각해야 상대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니. 특히 그런 상황에서 동거인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사분담이라는 게 존재할까


지난 신혼기간을 돌아보며 우리가 집안일과 가사분담 문제로 싸웠던 이유를 곱씹어봤다. 나의 청결도의 기준 이하로 내려가는 순간 내가 불편해졌다. 내가 깨끗하게 청소해 놓은 집안에 남편이 어지럽히면 내가 불안해지고 남편도 좀 깔끔하게 치워주길 바랬다. 


남편의 기준에는 내가 집에서 결벽증인가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청소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여유로운 남편의 기준에서는 별로 더럽지도 않은데 스트레스 준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 즉, 문제가 아닌 일을 아내인 내가 문제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상대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내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신호이다. 바로 그 순간, 잔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오르려고 하는 순간, 한 번 생각해보자. 저 바닥에 벗어놓은 양말이 왜 나를 화나게 하는가? 저 더러운 변기가 왜 나를 화나게 하는가? 저 쌓여있는 설거지가 왜 나를 화나게 하는가?


내가 화가 나는 이유는 집안이 더러우면 내가 치워야 한다고 믿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깨끗하게 사는데, 집안을 어지르는 자는 남편인데 남편은 안 치워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 큰 어른이면 자기 뒷정리는 자기가 해야지. 내가 너 식모 살려고 결혼한 줄 아냐. 이런 불만이 치밀어 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냐는 잔소리는 바로 내가 나를 치우는 사람으로 정의 내리는 상황이었다! 




자, 그런 상황에서는 일단 침묵이 금이다. 침묵이 비트코인이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따상하고 입을 벌리면 떡락한다. 물론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참고 있기 괴로워서 자꾸 잔소리를 하고 싶어 진다.


우리가 침묵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잔소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잔소리를 하고 싶은 이유는 내가 그 잔소리보다 더 나은 다른 할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깨끗한 집안을 유지하고 싶은 나의 욕심이 그 외 다른 일들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가 마감에 쫓기고 있었다면, 내가 휴식이 절실해서 바로 잠들었다면, 내가 오랫동안 기대했던 약속이 있어서 바로 외출해야 했었다면, 조금 널브러진 집안 정도야 덜 거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친 듯이 바빠서 양말이나 변기, 설거지를 쳐다볼 여력도 없다면 집이 더러운지도 모르고 지나갈 텐데, 내가 신경 쓸 여유가 되니까 지금 가장 중요한 상태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결국 다 내가 나를 스스로 ‘이렇게 해야만 한다’ 라는 기준에 옭아매었던 것 그리고 그런 나의 기준에 남편을 함께 묶어두려 했었던 것이었다. 내가 자처해서 내 일로 만들고 스트레스받는다면 남편이 일을 해내고 걱정하고 나를 위해 해 줄 기회를 박탈해버리는 것이다. 남편에게도 집안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내가 침묵을 지키며 금을 캘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사람이 청소를 안 하면 내가 해야 한다는 믿음을 버리기. 이 사람 물건은 이 사람을 치울 것이라 믿기. 내 몫이다 내 책임이다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 일은 그 사람 몫이다라고 인정하기. 그 사람 선택은 그 사람 책임이라고 존중하기. 


나는 집안일에서 신경을 끄고 내 관심을 집중할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내 인생에서 저 양말보다 저 변기보다 저 설거지보다 더 중요한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을 테니까 어렵지 않다. 그렇게 그 영겁 같은 시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영화를 본다거나 공부를 한다거나 약속을 잡는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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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힘들까 봐 내가 집안일 다 했는데 고마워하지도 않아?

-> 네가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를 위해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정말 고마워. 당신은 정말 좋은 남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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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바쁠 텐데 그냥 내가 후딱 대신해줄까? 하는 얄팍한 배려심 역시 내가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올 때만 발휘해야 한다. 물론 내가 진심으로 아무 보상도 없이 남편을 도와주고 싶다면 그것도 옳을 것. 하지만 내가 자발적으로 식모를 자처하고 나서 너는 집에서 하는 일이 뭐냐고 원망해서는 안된다.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이고 내가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만 하기. 


아니면 차라리 남편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자기 몫을 해냈을 때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렇게 긍정적인 반응으로 상대의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나는 지금 그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나는 관대하다. 그가 할 때까지 나의 인내심을 넓히고 있다. 내가 그가 변기 청소를 하면 뛸 듯이 기뻐하기 위해 지금 만반의 준비 중이다. 다음번에도 또 자기 몫을 다해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으로 남게 해 주기.




만약 그래도 남편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하면,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설명하자. 이 사람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명령문이나 부정문이 아니라 예쁜 말로 긍정적인 문장으로.


문장의 주체를 나로 두고 내가 원하는 상황을 주입시켜두기. 그리고 남편이 내가 원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루어 줄지는 남편에게 맡기자. 설거지도 남편 방식대로 할 수도 있고 변기 청소도 남편 방식대로 하겠지만 일단 안 하는 것보다 나으니까.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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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양말 치우라고 몇 번을 말해!

(X)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냐?

(X) 화장실 청소 대체 언제 할 건데?

(X) 내가 니 가정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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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나는 당신이 화장실 청소해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 

(V) 언제까지 화장실 청소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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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바닥이 깨끗했으면 좋겠다. 

(O) 변기가 깨끗했으면 좋겠다. 

(O) 싱크대가 깨끗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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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자면 우리가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는 이유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와 함께 있을 때 더욱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은 이렇게 사소한 문제로 싸운다면 우리가 큰 그림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https://link.inpock.co.kr/loveyourlife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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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처받은 마음

-> 내 입 밖으로 나올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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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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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상처 주는 발언

-> 그것이 너의 진심이 아니란 것을 알아. 

-> 네가 나에게 일부러 상처주기 위해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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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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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황을 무시하는 발언

-> 나는 지금 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거고 그거에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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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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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발언

-> 너 (또는 그 사람)와 나는 경쟁상대가 아니야 굳이 서로를 비교할 필요는 없어. 

-> 너는 너대로 충분히 잘하고 있고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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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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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를 걸 때

-> 나는 너와 이런 문제로 논쟁하고 싶지 않아. 나는 우리가 함께 있는 지금 이 시간을 즐겁게 예쁜 말만 하면서 보내고 싶어. 

-> 나는 당신과 다투고 싶지 않아. 우리가 서로에게 진심 어린 대화만 하고 싶어.

-> 네가 계속 그 얘기를 꺼내면 나는 너무 힘들어져. 그 이야기는 나중에 우리 둘 다 준비가 되면 그때 다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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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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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기분 나쁘게 대화할 때

-> 나는 우리가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고 좋은 사이를 유지했으면 좋겠어. 

-> 나는 기분 좋은 대화를 하고 싶어. 

-> 나는 너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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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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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할 때

->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 문제는 내가 더 알아보고 고민해볼게. 

-> 내가 혹시나 도움이 필요하면 너에게 부탁할게. 그전까지는 나를 믿고 지켜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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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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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때

-> 나는 나 스스로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 네가 말한 대로 어려운 점도 분명 많겠지만 나는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 나에게 긍정적인 응원을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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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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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서 빠져나오고 싶을 때

-> 실례합니다.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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