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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ug 09. 2022

신조어를 대하는 고인물의 자세

교포 말투 신조어 최신 트렌드 겟! 츄라이 츄라이~~

안녕하세요 : )


오늘은 제가 갖고 있었던 한국어와 영어에 대한 단상을 적어보려 합니다. 제가 또 소소한 깨달음을 얻었거든요. ㅎㅎ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살았던 친구들을 많이 만나면서 한국어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재외국민이나 다문화가정, 또는 해외동포의 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서 한국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말투였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대학을 한국에서 다녔기 때문에 한국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싶어서 그랬는지, 한국어로 대화할 때에는 외래어를 제외하고는 꼭 한국어만 사용하려고 항상 노력했었어요. 한국인이 한국어 잘하는 건 당연하다 생각했죠.




Missy USA



그리고 수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미국에 살고 계시는 한국인 분들의 대화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위 짤에 나오는 사례는 기본이고 ㅎㅎㅎ 심지어는 '겟' 하다 '츄라이' 하다 '캐쳡' 하다는 말까지 쓰더라고요!


'' 했어요 = 사다 구입하다 구매하다 얻다

'츄라이' 해봐야겠어요 = 한번 해보다 시도하다 도전하다 시험 삼아 해보다

'캐쳡' 해야겠어요 = catch up 밀린 것을 따라 잡다 / 드라마 볼 때 정주행하다


이게 저에게 충격이었던 이유는 get 과 try 는 정말 너무 쉬운 영어단어이고, 또 자주 사용하는 한국어도 있는데, 왜 굳이 이렇게 대화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카카오톡에서 겟하고 츄라이 한다는 문장을 처음 봤을 때 이런 형태의 문장이 너무 신기해서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었어요. ㅋㅋ


그때의 저는 어거지로라도 모든 대화에서 한국어를 더 썼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약간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나 봐요 ㅜㅜ 저는 맞춤법이나 철자, 문법, 발음 등이 완벽하지 않아도 뜻만 통하면 된다는 주의였거든요.


하지만 언어에는 민족의 얼이 담겨있다고 하잖아요. 이렇게 쉬운 단어는 한국어로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대체할 수 있는 한국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외국어를 남용할 필요는 없잖아요.




<방구석 1열> 말모이 편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일본어 사용의 잔재도 많이 남아있기도 하죠. 급박하게 산업이 발전해야 하는 과도기에 현장에서 많이 사용됐었던 용어들이 있죠. 건축현장이나, 방송 촬영장, 디자인 또는 패션 업계에서도 전문용어처럼 쓰이기도 하고요.


물론 언어순화운동도 있었고 시간이 많이 지나기도 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도 외국어인데 출처를 모른 채 사용할 때도 있어요.




MBC 뉴스




최근에는 영어의 광범위한 인용으로 진짜 한국어 반 영어 반으로 섞인 것 같긴 해요 ㅎㅎ 영어에 대한 교육열이 높긴 하지만, 이렇게 말할 거면 차라리 영어를 쓰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ㅋㅋㅋ


특히 패션... 그런데 이 패션들이 다 서양복이라 그러는 거라면 이해가 가기도 하고... 어차피 원조가 서양 용어라면 그대로 갖다 써도 무방한 것 같기도 하고요 흠 애매하네요 뭐든지 적당히 하면 좋을 텐데요


뭐 한복을 설명할 때 영어를 남용하진 않을 테니까요. 이 한복은 아티스틱한 감성을 바탕으로 페니민 한 디테일을 넣었습니다. 음? 뭔가 익숙한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슬림하면서도 핏한 저고리예요~ 클래식한 한복의 컨템포러리 기반으로 재해석한 모던한 디자인으로 스트릿 위의 존재감을 업시켜주는 스페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꾸 보니까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ㅎㅎ




<식객>




그런데 요새 교포 말투가 유행인가요? 미국 리액션이 호평받나요? 최근 예능이나 SNS에 '겟' 과 '츄라이' 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쓰더라고요!! 그 외에도 영어단어와 원어민 발음도 당당하게 사용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어린아이 말투인 '~했다요' '~하자요' '~있다요' 같은 서술어에 어말어미를 붙여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대요!! 약간 애교 또는 귀여운 말투로요.


아무래도 방송에 외국인이나 재외동포 연예인이 많이 출현해서 그런가 봐요. 그분들은 이중언어 사용자이니 언어 전환이 자연스럽겠죠. 그렇게 캐릭터가 잡히면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런 모습이 잘 받아들여지니까 가능한 일이겠죠? 15년 전과도 상황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출처 : 인터넷




그러니까 한글은 한글대로 신조어나 줄임말 등 자유롭게 활용되고, 영어나 외래어도 그 나름대로 한국어를 다양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면 뭐 굳이 배척할 필요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ㅎㅎ 물론 적당히 하는 게 가장 좋겠죠


언어도 경직되어있지 않고 살아있다고 보고, 지켜야 하는 개념보다는 유기적인 구조라고 생각하니, 사실 불가능한 건 없을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제가 어렸을 때 강요받았던 대로, 한국인은 한국어를 잘해야 하고 한국어는 한국인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나 봐요 ㅎㅎㅎㅎㅎ


게다가 한국어를 사용하는 대상이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교포 n세대들, 다중언어 사용자들, 순수외국인들 등과 모두 소통할 수 있어야 하니까 포용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어요. 그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더욱 풍요롭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조선왕조실톡> 342화




저도 이제 교포 말투 신조어 최신 트렌드 겟! 개화정책 츄라이 츄라이~~ 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무척 어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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