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Sep 09. 2022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도피처

정신과 시간의 방

혹시 지금 누군가에게 상처받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앞만 보고 달렸다가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에 망연자실하셨나요?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무력하게 느껴지시나요?

진심을 다했는데 내 마음이 버림받았다고 생각되시나요?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컴컴한 미래가 두려우신가요?

희대의 노잼 시기를 겪고 계시거나,

왜 사는지 의미를 모르겠는 방황의 시기를 보내고 계시나요?


혹시, 지금, 현실을 피해 어디라도 도망가고 싶으신가요?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도피처, 독서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




우리가 책을 읽는 그 어느 곳이든 정신과 시간의 방이 나타납니다. 이 세상에 선보여진 수많은 책들, 그 표지를 여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지금 내 현실이 시궁창이라고 느껴지더라도

책을 읽는 순간에는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가 될 수도,

절대 반지를 파괴시키려는 반지 원정대원이 될 수도,

안전한 사회를 위해 범죄자를 쫓는 형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책 속에서 2년의 시간을 탐험하는 동안 실제로는 2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습니다.


이별을 겪은 나에게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읽고 나의 연애를 돌아볼 수도 있고,

좌절과 실패를 반복하는 나에게 성공한 사람의 실패기를 읽고 다시 도전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방구석 1열에서 세계 일주 여행을 시켜주거나,

꽁꽁 얼어붙어 있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위로의 문장을 운명처럼 만날 수도 있어요.




아...아무것도 없어... 그저 새하얀 공간뿐이야! (출처 : 나무 위키)




코로나 초반, 락다운으로 인해 한국행 비행기도 전면 취소됐던 시기에 저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겪었어요. 지상낙원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망망대해 외딴섬에 갇혀서 도망갈 수 조차 없는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제 삶이 무너져 내렸을 때, 저를 살린 것은 독서였습니다. 인터넷에 제 상황을 검색해보며 수 십 개의 웹사이트, 수 백개의 포스팅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그곳에서 소개해주는 책들을 주문해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 빠져 읽었어요. 전자책, 종이책, 도서관 책 제가 구할 수 있는 책이란 책은 다 읽었습니다.


현실은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저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어요.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와 이별 이야기, 누군가의 우울증을 극복한 뒤의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 누군가의 횡단 여행 이야기, 누군가가 살아가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묘한 위안을 얻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힘든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구나... 누구든 실수할 때도 있구나, 그 실수를 통해 성장할 수도 있구나.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구나.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삶은 계속되는구나.


어떤 책은 제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적은 것처럼 엄청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어떤 책은 제가 보지 못했던 상황을 자세하게 하나하나 짚어서 설명해주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어떤 책은 작가에게 온전히 감정 이입해서 폭풍오열을 하며 읽기도 했어요. 그렇게 저는 내면이 더 단단해지고, 수많은 이야기들 사이에서 제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pexels.com




처음에는 저도 속 좁은 마음으로 '상황이 이랬으니까 이럴 수 있었지' 하는 핑계를 빙자한 비교나, '나는 그렇게까지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하는 비겁한 위안까지... 책을 읽을수록 제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었어요. 제가 받아들이는 세상이 너무나도 작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밖에 생각이 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우리에게도 지금 상황은 지나갈 것이라고, 우리는 분명 이겨낼 수 있다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계셨어요. 수많은 위로를 받고 나서야, 이제는 조금 더 넓게 보입니다. 작가의 마음이 보이고 또 다른 세상이 어렵풋이 보입니다. 분명 더 아름답고 행복할 것 같은 가능성이 보여요.


어느 작가는 자신에게 닥친 위기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었기에, 인생에서 가장 잘 된 일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작가는 건강을 잃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상처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작가는 자신이 피해자로 기억되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사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인생에서 큰 사건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과정을 거친 사람들

마음을 제련하고 단련한 더욱 강해진 사람들

흉터가 남았지만 그 영광의 상처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책을 읽으면서 책 내용에서 배운 점도 많지만, 저는 작가님들께 훨씬 더 큰 세상을 배웠습니다. 저는 마음에 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함께 찾아보고 전부 읽어보는데요. 책 한 권 한 권 읽어갈수록, 작가의 세상이 더더욱 커져가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나의 과거 경험이 투사되어 보이는 것 같아요. 마치 내가 경험한 만큼만 구멍이 뚫려있는 눈가리개처럼요. 그렇기에 간접경험을 통해 구멍을 많이 뚫어 제가 볼 수 있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거죠.


저의 시야를 깜깜하게 가리고 있던 편견과 자격지심, 불신과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독서를 통해 조금씩 치유받았어요. 세상에는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았고, 행복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 소신을 지키며 옳은 일을 행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그렇게 스스로를 긍정적인 생각으로 채워주세요.


나의 현실이, 또는 내 주위 사람들이 변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현실도피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당신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 )







글 쓰기로 우주 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독서>입니다.

                         

❤️ 팀라이트가 뭐하는 곳이냐면

→ 팀라이트 소개


❤️매주 금요일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레터를 받아보고 싶다면

→ 팀라이트 뉴스레터 정기구독


❤️팀라이트와 인스타그램으로 소통을 원한다면

→ 팀라이트 인스타그램


❤️팀라이트 작가들의 다양한 글을 모아 보고 싶다면

→ 팀라이트 공동 매거진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 버리기 생각 비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