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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18. 2022

뿌리 없는 나무도 자랄 수 있게

“한국인의 정신을 잊지 마라” 도산 안창호 선생님








옮겨


심은 어린 나무들은 3-5년 정도 지나야 뿌리를 내린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씨앗을 심어 단단히 뿌리내리도록 가꾸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어린 묘목이나 큰 나무를 옮겨 심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죠.


제3문화아이는 어느 한 문화에 속하지 못하고, 뿌리가 없어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문화가 다른 새로운 국가에서 발달기의 상당 부분을 보냈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본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어느 한 문화에 완벽하게 소속감을 느끼고 뿌리내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언제쯤 어딘가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 성장한 나무는 옮겨 심는 과정에서 뿌리가 많이 잘려나가고 잎도 그만큼 잘라내게 된다고 해요.

사람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신의 뿌리가 잘리고 잎이 잘리는 상황에 맞닥뜨립니다.


연애관,

인생의 목표나 가치관,

세상을 보는 시각,

삶의 큰 계획과 방향성,

성공의 기준,

어른의 의미, 등등.


부모님의 본국 문화와도 다른 새로운 문화,

세대적 차이와 경험적 차이,

그리고 그 문화 간 상충하는 가치 판단 기준과 행동에서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면 기다리고 있을 겪어내야 할 또 다른 뿌리와 가지치기...




사진


의 나무는 바니안이라 불리는 하와이의 나무인데요. 줄기가 나무 위에서 내려와 땅에 뿌리를 내린대요. 나무가 점점 자라면서 곳곳에 줄기가 뿌리내리고, 그렇게 크기가 커져도 단단하게 자리 잡는다고 합니다.


저는 해외생활을 오래 해서 나의 뿌리가 무엇일까 하는 느낌을 종종 받았는데, 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면서 제 글 위에 뿌리를 내린다는 생각을 했어요... 바니안 나무처럼 제가 글로써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저 스스로를 세울 수 있도록, 행복했던 기억도 소중했던 장면도 모두 쓰려고 합니다.







“The blood of the covenant is thicker than the water of the womb.”


“피는 물보다 진하다”의 원문은 “동맹의 피는 자궁의 물보다 진하다”입니다. 이 문장은 중세 유럽에서 유명했던 동화에서 처음 등장해, 이후 다른 언어로 번역되고 재인용되면서 의미가 바뀌었다고 해요.


전투에서 생사를 같이하며 피를 나눈 관계가,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나 가족 간의 관계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죠. 즉, 내가 선택하고 내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관계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관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의 맹세로 이루어진 관계,

서로를 공격에서 보호하고 보호받는,

내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고

나도 목숨 걸고 상대를 지켜낼 거란 자신이 있는 그런 관계.


내가 선택한 관계.

내가 지켜내고 싶은 관계.

그런 관계가 있으신가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주위에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지

나를 어떤 환경으로 내몰고 싶은지

나는 어디에 뿌리내리고 싶은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역


되어 천 년을 전해진 문장처럼, 어쩌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처럼 느껴진다면, 다른 여러 환경을 경험하면서 나와 가장 잘 맞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


지구촌 시대, 비교적 이동이 쉬워지고 자유가 보장되는 환경을 최대환 활용할 수도 있어요.

새로운 곳에서 더 나은 삶을 찾아가기 위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용기를 내 볼 수도 있고요.

어디든 헬이라 느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조금이라도 더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스스로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우리 사회를 위해서


어떤 의미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어떤 문화를 만들어 가시겠습니까?







“훌륭한 미국인이 돼라. 그러나 한국인의 정신을 잊지 마라”


한국의 독립 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장녀인 안 수산 여사에게 하시던 말씀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한국인의 정신이 무엇일지, 저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한국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이민자로서

아내로서

친구로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말이죠.




제가 겪었던 정체성 혼란의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어주길

누군가에게는 타인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길 바라며,


지금 어디에 계시던 당신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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