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aʻāina, child of the land
어에는 카마아이나 Kamaʻāina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이 땅의 아이라는 뜻이고, 의역하면 익숙하고 친근한, 정든 장소 또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와이 거주민들을 카마아이나라고도 부르는데요, 인종이나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하와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포용하는 그런 단어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카마아이나라는 단어는 우리나라 말의 ‘고향’이라는 단어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라는 뜻이 있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시름은 향수병이 되잖아요.
또는 ‘우리’라는 개념과도 비슷할 것 같아요. 우리라는 대명사의 독특한 사용법은 사전적인 뜻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잖아요. 공동체의식과 소속감이 주는 심리, 한국의 전통적인 사회 가치, 그리고 그 문화적 사회적 맥락을 알 때야 비로소 우리라는 단어가 주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듯이 말이에요.
하와이를 떠나면 가장 생각나게 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울림을 주는, 카마아이나라는 개념일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서로를 위해주는, 여유롭고도 느긋한 하와이의 넓은 마음이 그리울 것 같아요.
대통령의 독특한 성장 배경이 주목받으면서 TCK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
미국인 엄마와 케냐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아시아 국가에서 4년 거주하고 하와이로 돌아와 고등학교까지 졸업, 서부와 동부에서 학사와 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중부에서도 시민단체 및 정치 활동을 하였고 44대 미국 대통령을 연임하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가 가진 다양한 문화를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세계관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고,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의 기초가 되었다”고도 말씀하셨어요.
반 타의 반이었지만 하와이에 생각보다 오래 머물면서,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어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한국으로 해외로 회피했었는데, 이제 도망갈 수 없어 현실을 마주하게 된 거죠.
하와이 알로하 정신에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수용과 존중이 깃들여 있습니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하와이 만의 공동체 문화를 지켜가고, 소수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사회 정치적 현상을 보여줍니다.
하와이는 아시아와 미대륙의 가운데에서, 양 문화를 잇는 중간 문화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제3문화아이의 정체성과도 같은, 하와이만의 특별한 정서가 있어요.
뿌리가 없다고 느껴졌던 제가 이 땅의 아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하와이 만의 관대한 포용력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문화차이에 대해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었어요. 해외생활 7-8년 차까지만 해도, 누가 옆에서 직설적으로 알려주고 대놓고 저를 말려줘도 몰랐습니다.
문화차이를 이야기할 때, 개인차이도 상당할 것입니다. 한쪽 문화에 대한 지식이 깊거나, 문화에 더 잘 융화되는 성격의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각자가 겪은 상황이 모두 다르고 연관된 인물들이 다르기 때문에 그 감정은 본인 스스로만 정의할 수 있을 거예요.
문화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차이를 거부하는 입장도 분명 있을 거예요. 저도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수많은 도서와 논문과 출판물들을 영문과 국문 모두 공부하고 나서야 문화차이에 눈을 뜨게 됐어요. 한 번 보이기 시작하니, 사회 전반적으로 그리고 사소한 일상에서의 차이도 더욱 선명하게 보이게 됐어요.
모든 문화에는 절대적으로 우월하거나 열등한 문화가 없으며, 전부 상대적으로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절대적인 진리는 있을 수 없다. 각 집단의 문화의 형성과 생성 배경을 상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전부 상대적으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문화뿐만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는 문화차이를 통해 각 개인 대해서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사람만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를,
그 만의 경험과 환경과 배경을,
그 만 아는 세상과 사람과 가치를
조금은 어렴풋이라도 보려고 노력합니다.
다양성의 가치와 포용력의 중요성, 하와이에서 배워가는 저의 교훈이에요. 하와이에 거주했던 경험과 교훈을 내재화해서, 더욱 단단해지고 여유로워지고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무엇을 하던 나중에 되돌아볼 때 의미 있을 시간으로 현재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어요.
때와 똑같은 정말 평범한 어느 날, 제 가치관이 확립되는 순간이 옵니다. 머리가 크면서 제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해지고, 사회의 크고 작은 부조리함에 나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동화되고 싶어 하지 않게 됩니다. 더 이상 한 사회에 소속되고 싶은 열망이 사그라지는 그런 순간이 왔어요.
저는 그 순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다고 생각해요.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유연한 사고를 연습하는 것은 분명 큰 장점입니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 그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저의 선택들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 경험이 큰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 방황이든 방랑이든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의미 있는 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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