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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25. 2022

관계에 진심인 한국인,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한국사회 부적응자의 변

pexles


어렸을 때는 사회에 적응하려는 갈망에, 그 일원이 되기 위해 온 힘을 쏟았습니다. 이리저리 재빨리 눈치껏 적응하고, 아무런 의문을 갖지 않고 한 사회의 부조리도 그대로 답습했습니다. 저는 한 사회에 속하기 위해 저라는 사람을 바꾸어 가면서까지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쩌면 또라이 질량 보존 법칙에서 또라이를 맡았을 수도 있어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너무 많이 사랑한 사람들. 그렇기에 상처도 많이 받고, 실망도 많이 하고, 화도 나게 되는 것 같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관계라는 게 우리 생활 전반에 얼마나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지 조금씩 보인다.


물론 관계가 중요한 건 비단 한국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의 정이라는 건 중국의 꽌시나 서양의 인맥 (networking / reference) 보다도 훨씬 더 개인적이고 더 감정적인 것 같다. 아니다 어쩌면 내가 한국인이라 나에게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관계가 사회생활을 대변해서 일까, 우리는 항상 남의 눈치를 보게 되고, 남과 비교하며, 남을 위해 살게 되는 것 같다.


'사회생활'을 배울 때에도 남의 시선에서 보이는 것 위주로 배우다 보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는 채 지나가는 것 같다. 상대를 너무 사랑해서, 더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 내가 이만큼 상대를 믿는다는 희망에... 그런 거겠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할 때에도, 옆에 사람에게 시끄럽잖니 조용히 해 라고 말한다면, 옆 사람과 아이의 관계는 피해를 주고 피해를 받는 관계를 정립해주는 것이 되는 게 아닐까? 밑에 집에서 시끄러우니까 집안에서 뛰지 마!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아이는 순수하게 뛰어노는 게 좋아서 그랬을 텐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피해를 주는 가해자가 되는 일이라니. 대안은 없이 죄책감만 심어주는 거 아닐까?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하는 거야 그게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지켜야 할 규칙이야 라고 말해주고 뛰어놀고 싶으면 어디어디 가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하고 아이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게 방법을 찾아주면 아이가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집단에서 정해진 규칙이 있다면 그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 당연히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정해진 규칙보다는 상식이나 눈치, 센스, 싹싹함, 예의, 배려 등의 무형의 성격으로 판단되는 거라면, 과연 그 선은 어디일까? 상대의 기분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당시의 구성원에 따라 매번 바뀐다면, 그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관계라는 게 누구를 위한 관계일까? 어떤 관계가 가장 소중할까?


어떤 때는 어른들 간의 관계가 너무 강력해서 가족관계가 무너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당연하다고 여기던 관계에 균열이 나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갈등이 깊어지면서 관계를 손절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 결정을 하는데도 수많은 고민을 하겠지. 상대를 배려하느라고 감정을 억누르고 억누르다 한이 맺혀 손절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나의 생각과 감정을 꾸준히 표현해온다면 좀 나을까?




취업포털에서 조사한 직장인들이 사내 왕따를 당하는 이유 중 1위가 눈치가 없고 답답한 성격이라고 한다. 조직에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조직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텃세 문화가 심해서 등등...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문제로 왕따를 당하다니/시키다니 너무 유감이다.


그게 결국 사회에서 배제시키고, 차별하는 게 아닐까? 개성을 죽이고, 남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는 삶을 살아야 하다니. 이게 사회 전반에 걸쳐 공유되는 정서라면 조금은 섬뜩하다.


선인들의 "애는 착혀~" 하는 이해심이 조금은 필요할 때가 아닐까...?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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