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도 괜찮아!
저는 남편과 둘이 스튜디오(원룸)에 살아요. 1967에 지어진 건물에 동북 방향으로 창이 나 있는, 침실 주방 거실이 모두 같은 공간에 있는 10평도 안 되는 좁은 집입니다. 내 월급 고스란히 쏟아붓는 무서운 월세예요. 처음에는 정착할 수 있는 집을 구하기 전까지 잠시 머물 집이었는데 어느새 3년도 넘게 살고 있어요.
집안 곳곳 쓸고 닦고 내 손길 안 닿은 곳 없을 정도로 잘 관리하려고 하지만 지은 지 55년 된 낡은 건물이라 청소를 아무리 해도 깨끗하다는 느낌이 안 나요. 청소를 하면 할수록 낡은 페인트가 떨어져 나오고 오래된 타일이 깨지고 가전제품이 망가지고... 엉엉 ㅠㅠ 그래서 그냥 집안에서는 렌즈나 안경을 안 끼고 흐릿하게 그까이꺼~ 대충대충~ 더러운 거도 안 보이게 하고 살고 있어요.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요. 사실은 아무것도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ㅠㅠ) 원룸이라 침대, 테이블, 선반 이렇게 세 개만 놓아도 집이 꽉 차거든요.
초반에는 원룸에서 신혼을 시작하면서 불만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집 안의 모든 물건들 모두 이 전 세입자분께서 쓰시던 가구들을 모두 중고로 고대로 받아서 사용 중이거든요. 거의 10년이 넘은 가구들이에요. 신혼인데 새 가구를 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고비를 겪으면서 40만 원대에 이 가구들을 모두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만약에 우리가 정착할 수 있는 집을 찾는다면 그 집에 맞춰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 기대가 됩니다. 후후
그래도 내가 매일 퇴근하는 우리 집, 여행 갔다 돌아올 수 돌아올 수 있는 우리 집이라고 생각하기로 다짐! 집안을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처럼 모든 물건들을 매일 사용하고 내가 충분히 아끼고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만 소유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짐과 인테리어를 비우고 창밖 풍경으로 대신합니다^^
코로나 락다운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가 머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 깨닫게 되었고 우리 집이 더더더 감사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아주아주 소소하고 미미한 일상 미니멀라이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