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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10. 2022

하버드 브리지에서 눈물을 흘리다

보스턴 여행 DAY 1 나 가을을 사랑하나 봐...❤

보스턴 여행 첫날!


도착하자마자 하버드대학교와 MIT를 방문하였습니다. 첫날부터 체력 방전으로... 그냥 캠퍼스 내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곳만 지도로 찾아서 사진 찍고 왔어요 ㅎㅎ 원래 노트북을 들고 가서 하버드 학생인 척, 고뇌하는 작가인 척, 글을 한 편 쓸까 했었는데, 노트북 들고 가기도 무겁고 ㅠㅠ 너무 힘들어서 글을 쓸 만큼의 머리가 안 돌아가기도 했고요 ㅠㅠ




John Harvard Statue

Johnston Gate

Widener Library

MIT Computer Science &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

MIT Building 7

Harvard Bridge




그리고 여행 첫날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하버드 브리지를 건넜어요. 찰스 강을 가로 짓는 다리 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죠.


바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직장인들, 강가를 따라 달리며 운동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는 관광객들, 모두 그들만의 하루를 잘 보내고 지금 이 강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리고 내가 그들 중 한 사람이 되어 이 풍경 속에 있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생경하면서도 약간은 안심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지구의 반 바퀴를 날아온 여행 중에 돌아갈 안전한 숙소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여행이 끝나면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죠.


이제 와서 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물론 그런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사실 강을 건널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어요. 강바람이 꽤나 세차게 불었고, 저는 사연 있는 여자마냥 눈물을 줄줄줄 흘리고 있었거든요 ㅠㅠ 누가 보면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겠지만 ㅋㅋㅋㅋㅋ 아는 사람이 없으니 정말 다행이었죠.


보스턴의 날씨는 북풍과 태양이라는 이야기의 나그네 체험판인 것 같았어요 ㅋㅋㅋ 낮에는 태양이 엄청 내리쬐는데, 하와이는 머리 꼭대기에서 수직으로 머리통을 지져버리는 듯한 햇볕으로 개미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반면... 보스턴은 해가 대각선으로 떠서 눈을 날려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ㅋㅋㅋ 눈이 너무 부셔서 시야를 가려요. 선글라스 필수


그런데 강가나 바닷가 같은 물가 근처는 또 바람이 엄청 차더라고요 ㅠㅠ 해가 진 저녁에 강가를 건너며 찬 공기가 눈에 닿으니 눈이 시려서 눈물이 줄줄줄 ㅠㅠ 나이 들면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난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봐요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잠도 못 자고 꾸역꾸역 여행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나왔는데, 사실 다리도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눈물이 줄줄줄... ㅠㅠ 누구는 세계 제일가는 명문대학교에서 공부하느라 힘들다지만... 나는 노느라 힘들어서 ㅠㅠ 노는 것도 이제 못하겠어요







저, 가을을 좋아하나 봐요...❤ 빨간 단풍도 노란 은행잎도 너무 오랜만에 보고, 쌀쌀한 공기도 긴 옷 입는 사람들도 너무 반가웠어요! 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 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머문 숙소는 이곳입니다! Longwood Inn


보스턴까지 지하철로 20-30분이면 갈 수 있고, 근처에 Trader Joe's 를 포함한 마트나 편의점도 많고, 음식점과 카페도 가까이 있는 아주 좋은 위치였어요!


게다가 이곳은 1층에 주방과 다이닝룸을 사용할 수 있고, 커피나 차가 무료로 제공되며, 간단한 조리를 포함한 요리까지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심지어 하와이에 있는 저희 집보다 조리도구나 양념이 더 잘 갖춰져 있어요. 지하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도 있어서 하우스키핑 업무를 하는 시간 외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해요.


이 건물은 원래 엄청 부자인 사람들이 살던 집이었는지 계단 밑에 비밀통로(?)가 있어서 주방과 지하로도 연결되더라고요 ㅋㅋㅋ 유서가 깊은 건물인가 봐요.




저희 방이 내다보는 창가 쪽에는 학교와 공원이 보였어요. 놀이터에서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놀거나, 야구나 농구를 할 수 있는 필드에서 공놀이도 하고,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가족들도 많았어요. 워라밸이 보장된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을 가족과 함께하는 매우 이상적인 모습이었어요!


동네 자체가 조용하고 학교 다니는 대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그런지 정착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느껴졌어요. 특히 아이가 있다면 교육을 위해서라도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답니다. 아무리 개인의 재능이나 노력이 중요하다지만, 사실 환경의 영향도 무시 못하잖아요. 하와이에서 학부모들이 다들 본토로 이사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아요.







보스턴에 있었던 며칠 동안 하와이와 다른 점들이 눈에 확 띄였어요.


가장 큰 차이점은 도시의 분위기! 개인적으로 하와이는 뭔가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크다면 보스턴은 약간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나요 ㅎㅎ


본토라 그런가 운전도 엄청 빨리 하고 ㅠㅠ 길거리에 사람들도 엄청 빨리 걷고, 심지어 횡단보도 신호도 엄청 빨리 바뀌어서 뛰어가야 돼요 ㅋㅋ 그렇지만 사람들이 다들 커피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조차도 멋있어 보였습니다 ㅋㅋㅋ


세세하게는 소방차가 빨간색! 그리고 소화전이 검은색! 하와이는 노란색이에요 ㅎㅎ 우체통도 검은색! 하와이는 남색이거든요. 공공 쓰레기통도 재활용과 일반쓰레기가 분리되어 있어요.






그리고 보스턴에는 지하철이 있습니다! ㅋㅋㅋ 꺄 지하철이라니! 너무 고도로 발달된 도시사회 같지 않나요? 하와이에만 있다 보니 다섯 개 호선밖에 없는 지하철도 너무 좋아 보입니다 ㅋㅋ 지하철은 한국이랑 똑같아요 시스템도 비슷하고 안내판도 비슷하고 교통카드 (찰리 카드) 사용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ㅋㅋㅋ 지하철에서 한참을 길을 잃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출구를 찾아 헤매고 하다 보니 시스템이 정말 잘돼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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