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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Jan 31. 2023

그 시절 건어물녀는 지금

5마리 50불 마른오징어




내가 갓 대학생이 되었을 때 즈음 새로 생긴 단어, 건어물녀. 연애세포가 건어물처럼 바싹 말라버린, 연애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결혼 적령기대 여성. 그리고 3포 세대, 비혼주의, 딩크족... 그 이후의 세상도 별반 다를 게 없이 바싹 말라있었다.


일본 드라마의 건어물녀는 직장에서 완벽하고 세련되고 깔끔한 외모를 보이며,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일 처리도 빠르고 정확하다고 한다. 드라마의 그녀처럼 잘 사는 시늉이라도 하기에는 나는 전혀 바쁘지 않고 별로 열심히 살지도 않는다. 나는 그냥 건어물 먹는 여자. 마른오징어 고추장 찍어 먹는 거 좋아하는 인간. (마요네즈도 취존 합니다.)




나도 아무리 쥐어 짜내도 한 방울도 안 나올 마른 수건 감성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사실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하지도 않지만 또 불행하지도 않으니까, 감정 동요 없이 그렇게 사는 걸 원하는 걸까? 내가 추구하는 안정적인 삶, 그게 나에게 진짜 맞는 걸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사실 낭만을 원하고 소녀 감성을 갖고 싶은데, 내가 바라는 만큼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 지레짐작하고 냅다 포기하는 걸까? 프렌즈와 뉴논스톱 같은 그런 청춘물 속 의욕과다에 사고뭉치, 참견쟁이 친구들과 함께하며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이 있었으면 하는 걸까? 천년의 사랑을 하며 죽고 못 살다가도 알콩달콩 꿀 떨어지는 로맨스를 꿈꾸는 걸까?


새해 다짐으로 행복 가득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결국 적은 건 백번도 넘게 우려먹는 힘든 이야기. 나는 어쩌면 행복하는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닐까? 상처받을까 봐, 실망할까 봐, 불행회로를 돌리면서 마음의 준비한답시고 최악의 상황만을 상상하고 있는 걸까?


나의 불행이 남에게 위로가 될까?

남의 동정이 나에게 위로가 될까?




1/6                              1/11                              1/19




새로운 한 해, 뜨겁게 사랑(?)하고, 매일 아침을 열고, 아가들 까지 낳은 치킨 패밀리. 너네가 나보다 낫다. 이렇게 1월이 간다.


2월부터 진짜 시작! 진짜 진짜 진짜 불행회로 그만 돌리기. 과거에서 걸어 나오기. 행복한 이야기도 글로 남기기. 긍정적인 말도 적기.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표현하기. 어깨 펴고 고개 들기. 하고 싶은 거 이루기.




세상은 넓고 잘생긴 남자는 많다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https://m.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Contents.ink?barcode=480D211040150#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https://class101.net/plus/ko/products/DCNO3sPxKUBstRcB0u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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