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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y 18. 2023

해외에서 보는 한국 사회와 MZ세대의 역할

4/30 한국을 떠나면서...

***** 똥글 주의 ***** 반박 시 네 말이 맞음 *****




해외에 살면 오히려 한국 사회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한국의 효율적인 시스템이 부럽기도 하고, 한국의 문화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을 나누기도 한다. 한국인 모임에서 당연하게도 나오는 한국 사회 이야기, 그렇게 우리는 모여서 한국을 꿈꾼다.


내가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나 한국 사회에 대한 상념을 이야기할 때마다, 나에게 변화된 한국 사회의 모습을 강조하시는 대화가 종종 있었다. 한국도 변했고, 더 이상 그렇지만은 않다고, “한국은 한국은 이렇다”라고 말하는 게 싫다고 하셨다. 그 말도 맞다.


한국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변화해야 한다.




변화한 한국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내 생각엔 굉장한 특권층이다. 전문직, 대기업, 정부기관, 공공기관, 노조가 있는 직장 등에서 일하며, 변화의 혜택을 받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니까. 그 직종에 재직하고 있는 사원의 수가 전 국민의 몇 퍼센트나 될까?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일 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고립된, 어쩌면 폐쇄적인, 상류 사회일지도 모른다. 직원의 99% 대졸자, 99% 고시합격자인 세상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그 밖에는 훨씬 더 거대한 사회가 있다.


여전히 고용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나, 정말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하는 육체노동이 훨씬 많다. 육아휴직이나 휴가, 병가 등을 사용할 수 조차 없는 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있고, 직장 내 괴롭힘, 회식 강요,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 등의 문제도 잔존할 수 있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죽을 만큼 힘들어도 꾸역꾸역 출근해야만 하는 시급제 근로자도 있고, 모자란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며 스스로를 혹사시켜야만 하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내가 따뜻한 실내에서 덥다고 느껴도, 폭설이 쏟아지는 창 밖에는 추워서 덜덜 떨며 동사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런데 한국 사회가 이미 변화했다고 말하는 건, 그사세 밖의 사람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느껴졌다.




어느 나라에서 일하든, 부조리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당함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굉장히 다르다. 최근까지도 내부기관에 신고를 한다 해도 흐지부지되거나, 피해자에게 되려 불이익이 가는 상황들이 많다고 한다. 회사에 인사과나 중재 담당자가 있는 곳도 그런데, 담당자가 조차 없는 기관들은 얼마나 더 심할까?


노동조합이 마련된 직장에서 노조의 도움을 받는 것은 정말 행운인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혜를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몇십 년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얻어낸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 집단은 지금은 법으로 인정받는 노조이지만, 정권이 바뀌고 정치가 바뀌는 과도기에는 불법 단체였던 것이다.


누군가는 개혁을 위해 시위를 하고 투쟁을 하고,

누군가는 해임을 당하고 반국가적 행위라고 탄압을 받으면서까지,

누군가는 가족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야만 했던,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세대가 노동권을 보장받은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덕분에 쟁취해 낸 것이다. 나에게 그냥 주어진 것이 절대 아닌, 그래서 더욱 원리원칙을 지켜야만 하는 소중한 가치인 것이다. 엄청난 특혜이며 특권이다.




그 특혜가 이미 주어진 채로 사회에 나온 특권층의 젊은 세대들

그 특권을 누리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잠도 못 자고 공부한 사람들

그렇게 부러움을 사는 직장에 입사하는 것 자체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제는 다른 업계에서도, 소규모의 회사들에서도, 그 변화가 시작될 시기이다.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공무원 등의 선례를 따라 모든 사람들이 법으로 정해진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모두가 학교에서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고,

모두가 대중교통을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고,

모두가 인간적인 근무환경에서 평등하게 일할 수 있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명 ‘사춘기’라 불리는 우리 사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 중요한 시기에 MZ 세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혁명을 일으키는 건 소수의 리더에 의해 시작되기도 한다. 용기 있는 한 사람의 행동이 불씨가 되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적정한 수준으로 문화가 정착이 될 때까지는 분명 온갖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어쩌면 지금은 또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 사람이니 자영업이나 해라 라는 말이 더 이상 관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회의 역할은 다양한 구성원들을 포용하고, 그 사람들도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니까.


네가 노오력을 안 해서 실패했다는 말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관대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원하는 걸 끊임없이 공론화시켰으면 좋겠다.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으로 입국하는 길, 탈조선이 아닌 웰컴 조선(?) 이 되었으면 좋겠다 : )





https://www.airport.kr/ap/ko/dep/depPasSchList.do


 


입국할 때도 정말 잘 돼있지만 떠날 때 너무 잘 돼있는, 최단 이동경로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인천공항 ㅠㅠ 이제 가면 언제 오나... 하지만, 또 금방 오겠지? ^^;







여의도 영풍문고에 다소곳이 놓여있는 책 ❤️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8414149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https://class101.net/ko/products/DCNO3sPxKUBstRcB0ui9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4744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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