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feat. 언니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저는 아이가 없어서 부모의 마음을 감히 짐작하지 못해요.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힘들다고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얻는다고도 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도 들었어요. 한 친구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생긴 삶의 변화는 결혼으로 일상이 바뀌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영원히 미지의 세계로 남기고 싶은 ^^;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우리 부모님은 우리를 낳고 어떤 마음으로 키워주셨을까요? 아마도 부모님의 젊은 날들이 자식들을 위해 하루하루 쓰이지 않았을까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도 아이는 먹이고 입히고 재워야 하니 매일매일이 힘들 것 같기도 해요. 수십 년 동안 한 시도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것도, 하루종일 회사에서 일에 시달리는 것도,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도,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을 해내신 부모님의 삶이 참 대단하죠.
그렇게 가족을 위해서 조금씩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고 어느 정도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노력했는데, 사춘기 자식들은 반항하고 성인이 되어 모두 떠나가면 허탈할 것 같기도 해요. 외벌이인 저희 부부는, 심지어 제 회사가 상당히 자유롭고 여유로움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꼬라지 부리면 저도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데!” 하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이 순간 턱 하고 올라오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고, 오늘도 출근하고, 시간은 흐르고, 그렇게 지나가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살아오신 거겠죠? 책임감에 부담감에 자기 연민이 들 수도 있지만, 어쩔 땐 자신의 정체성이 가정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는~ 그 심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저희 부모님은 여전히 저를 키우고 계십니다. 커가면서도 온갖 유난을 다 떨었던 저를,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자기 멋대로 살고 있는 저에게, 어쩔 땐 오냐 오냐 어쩔 땐 잘한다 잘한다 해주시며 키워주시고 계세요. ㅎㅎ
제 동생에게서 문득 부모님의 성격이 보일 때, 저희 부모님에게서 저의 성격이 비칠 때, 그리고 너무나도 닮은 가족들의 모습에, 가족이란 이런 걸까 경이롭게 느껴지기 까지 해요. 만약 저희 남편과 저의 아이가 생긴다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하지만 저는 저랑 똑같은 성격의 자식이 나올까 봐 너무 무서워요 ㅋㅋㅋㅋㅋ 저라면 속 터져서 절대 못 키울 것 같은... ㅜㅜ
저는 이것저것 많이 사서 이리저리 나눠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ㅎㅎ 남편이 좋아하는 간식 두 개만 사다 달랬는데 많이 먹으라며 열 봉지씩 잔뜩 쟁여놓기도 하고, 생필품 대용량으로 사서 주변에 나눠 쓸 수도 있고, 저는 안 쓰는 물건은 잘 써주는 사람 찾아 보내고, 좋은 제품 있으면 물어봤다가 선물해주기도 하고요!! 옛날에 부모님께서 자잘한 물건들 주변사람들에게 챙겨주고 필요한 사람에게 퍼주는 그런 성격을 제가 똑 닮았나 봐요.
하지만 저는 미니멀이라 사실 딱히 필요한 게 없어서 선물도 잘 안 받아요 ㅎㅎ 지난번 부모님께서 하와이에 오셨을 때에도, 선물 대신 집에서 안 쓰는 생필품들 있으면 가져다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한 살림을 챙겨 오셨어요. 게다가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에도 전부 가져가라고 싹 다 챙겨주셨답니다 ㅎㅎ
이때에도 저 완전 부모님 닮았구나 느꼈던 순간이 있었어요 ㅋㅋ 제가 렌즈 5통을 부탁드렸는데, 팍팍 쓰라며 열 통을 사 오신 거 있죠 ㅋㅋㅋ 아니 눈이 두 갠데!! 라식수술 할까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렌즈로 몇 년은 더 써야겠어요 ㅋㅋㅋㅋㅋ 제가 한국에 갔을 때에도, 콘센트 어댑터 두 개만 빌려달라 했더니 아예 10구 멀티탭을 주셨다는 ㅋㅋㅋ 코드 세 개인데 ㅋㅋㅋㅋㅋ 그런 넉넉한 마음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내리사랑이라고, 어렸을 때는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어요. 제가 에어비앤비 입실할 때, 부모님께서 가방을 들어주시며 현관 안에까지 데려다주셨거든요. 옛날이라면 나 혼자 할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 안 해줘도 되는데 라는 생각을 했을 텐데, 지금은 그 마음이 이해가 가요. 저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안심할 수 있도록 직접 보고 싶으셨던 마음이었을 거예요.
제가 개인적인 일을 공개적으로 글을 쓸 때에도, 그 이야기가 출판이 되어 책으로 나왔을 때에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제나 제 곁을 지켜주는 부모님이세요. 다만 제가 상처받거나 낙심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마음의 준비도 하길 바란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가 잘 안 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저를 너무나도 위하는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시는 거였어요. 자식에게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제가 매일 쓰는 물건들도 모두 부모님께서 선물해 주신 것들이고, 건강한 몸과 빽빽한 머리숱(?)에 튼튼한 치아(!) 열심히 하는 삶의 태도와 올바른 마음가짐 모두 부모님께 물려받았으니 ㅎㅎ 그리고 지금도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되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한국에서의 하루, 시골에 계신 할머니를 뵈러 갔어요. 가는 길에 면회를 예약하려고 병원에 전화하니, 오늘 면회는 다 찼고 저희 할머니도 면회 예약이 이미 돼있다는 거예요. 그날 같이 가기로 한 삼촌들께 연락하니 아무도 예약을 안 하셨다는!!! 나~~~중에 도착해서 알고 보니 고모께서 사촌오빠들과 오시려 예약하셨대요. 서로 소통이 없었던 덕분에(?) 당일 고모와 삼촌들 사촌오빠들까지 한 번에 만났어요 ㅋㅋㅋㅋㅋ
차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길을 달리며 무슨 얘기를 하다가 제가 동생의 비밀을 실수로 발설해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ㅠㅠ 동생아... 미안하다...! 오래된 얘기라 아시는 줄 알았어ㅠㅠ 바로 동생에게 연락해 석고대죄했더니 동생도 괜찮다고 해줬어요 ㅋㅋㅋ 아빠랑도 엄마랑도 소통이 필요해요 ㅠㅠ
더 재밌는 건 이번 어버이날, 저와 제 동생도 소통의 부재로 똑같이 케이크만 준비했다는 거예요ㅋㅋㅋㅋㅋ 저와 막내가 돈케이크를 준비해서 서프라이즈 하려고 했는데, 동생이 유명한 연남동의 디저트 카페에서 엄청 예쁜 케이크를 배송시켰대요 ㅋㅋㅋㅋㅋ 막내의 다급한 카톡에 가족 중 아무도 누가 보냈는 지를 모르다가, LA 시차로 아침에 효행의 범인을 찾을 수 있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ㅎㅎ
아무튼 우리 가족 간에 소통이 참 중요합니다...! 단체로 대화가 더더더 많이 필요해요.
이 꽃은 하와이 저희 동네에도 정말 많이 피었는데, 한국에서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색깔도 예쁘고 활짝 핀 꽃을 보니 봄이 왔다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포근한 바람과 공기에서도, 그리고 잠깐이지만 다 같이 모였던 가족 모임(?)에서도, 그리고 한동안 연락 없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그 마음에서도 봄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 날 밤 비가 쏟아졌다는 ㅠㅠ)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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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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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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