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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y 03. 2023

이틀을 꼬박 걸려 도착한 한국

4/20-21 설레는 여정의 시작



 

짐가방 두 개를 들고 한국에 도착하였습니다! 신혼에는 남편과 전쟁을 치르며 이혼 서류를 던져주고 저 캐리어 두 개만 들고 한국으로 도망갈 계획을 세웠던 적도 있었더랬죠. 하지만 이날은 큰 캐리어에는 초콜릿과 커피를, 작은 캐리어에는 옷과 소지품들을 챙겨서 가볍게 한국에 왔어요.


19시간 시차를 건너 10시간 동안 비행하여, 목요일을 날라 금요일 밤에 도착하였어요. 아무래도 휴양지이다 보니 여행을 막 마친 신혼부부들과 가족단위의 승객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근처 좌석의 커플은 목소리에서부터 꿀 떨어지고 긴 비행에 서로를 챙기며 조곤조곤 대화해서 한국까지 왔어요. 일부러 관찰한 건 아니지만 좌석이 가까워서 저도 오는 내내 신혼 기분을 대리만족(?)하며 올 수 있었어요. ㅎㅎ


인생은 참 아이러니해요. 절대로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은 남편도 진심으로 이해가 되고, 도피 가고 싶었던 한국에 좋은 소식을 안고 돌아가고, 캐리어에 상처 가득한 기억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나눠줄 선물들을 챙겨 올 수 있게 됐다니. 나 혼자 너무나도 서럽게 울던 비행기에서 신혼부부의 다정한 말들이 들리는 순간이 오다니요!







이번 한국 여행은 제게는 정말 설레는 여정이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서점에서 처음으로 보게 될 저의 첫 종이책을 만나러! 두 번째로는 제가 연예인들처럼 동경하는 작가님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저는 해외에 살아서 메인에 소개돼도, 책이 출간돼도 사실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ㅠㅠ 저의 일상은 여전히 단조로웠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요. 그래서 원고 작업을 하면서도 책으로 나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뭔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혹시 내가 꿈을 꾼 게 아닐까 하는... 그래서 계획은 전국의 서점을 돌며 책이 진짜로 나왔는지 제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물론 온라인 서점이나 웹페이지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시차가 있다 보니 사이트에 따라 접속하는 기기의 시스템 시간을 기준으로 하거나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하거나 등의 차이가 있어서 각각 출시 날짜가 다르게 나오는 거 있죠. 실제 책이 언제 인쇄가 됐는지, 어느 서점에 입고되어 어디에 진열됐는지 모두 상황에 따라 다를 텐데, 성격 급한 제가 얼른 확인하고 싶어 안달복달했었답니다...ㅎㅎ 


그리고 엄청난 타이밍으로 출국 하루 전! 오프라인 서점에도 책이 진열되었고, 온라인으로 매장 재고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어요. 한국 가기 전부터 하늘이 나를 도와~~ 출판사에서도 잘 작업해 주셔서~~ 덕분에 한국에 있는 내내 서점을 돌며 책을 확인했어요 ㅎㅎㅎ







한국은 본인 명의 핸드폰 번호가 있으면 정말 편리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잖아요. 저는 이민 가면서 한국 번호를 해지하고 갔는데요, 한국 번호가 없으면 제약이 조금 많더라고요... 한국 가면 싹 다 해야지 했던 것들이 전부 막혀있었어요 ㅠㅠ 온갖 편리한 기능들이 많은데 왜 쓰질 못하니...!


일단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안돼서 카카오 뷰를 볼 수 없고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ㅠㅠ 네이버 계좌 연결도 본인인증이 안돼서 안 해주더라고요 웹툰 보려면 쿠키도 사야 하고 네이버 페이도 쓰려고 했는데 ㅠㅠ 오디오 프로그램인 플로도 어플 다운로드조차 할 수 없고 ㅠㅠ 자주 보던 유튜브도 안 나왔어요 ㅜㅜ


게다가 특이한 점 하나 발견했어요. 버스 공공 와이파이는 해외 유심도 사용이 가능한데, 지하철 와이파이는 한국 통신사 유심이 있어야 접속이 가능했어요. 저는 일주일만 지낼 예정이라 유심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번호 없는 한국 유심으로 와이파이 접속해서 연명했어요 ㅋㅋㅋ 매번 친구들이 저를 다 잘 찾아줘서, 저는 무료 와이파이 만으로도 크게 불편함 없이 지냈어요. 


없으면 못 살 만큼 불편하지는 않은데, 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못하니까 더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요즘에는 유심도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요금제도 다양해서 저렴하게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알뜰폰으로 최저 기본요금만 내면 한국 번호를 계속 사용할 수 있어 해외에서도 한국 번호를 유지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 하나 더, 브런치 어플은 시간을 핸드폰 기기 설정 시간으로 작동하나 봐요. 19시간 시차가 있는 하와이에서는 통계가 어제 시간으로 밖에 잡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실시간 통계를 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왜 그렇게 안 만들지? 의아했는데 이미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네요!! ㅋㅋㅋㅋㅋㅋ 실시간으로 보이니 속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해요 ㅋㅋㅋ


이전 글에도 썼지만, 카카오 뷰의 위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카카오 뷰 덕분에 조회수 고공행진을 한 글이 제 브런치 전체 3위에 등극하였습니다! 21일 한국에 도착해서 본 통계는 카카오 뷰 덕분에 3일 천하의  끝물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메인에 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악플도 달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대통령이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옛날에는 속상했을 텐데 지금은 조금 기쁘달까요 ㅋㅋㅋ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하이퍼였던, 마음 만은 구름 위로 둥둥 떠다녔던 한국 여행. 벌써 꿈같은 지난주를 기억하기 위해 적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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