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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Dec 02. 2023

“너무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삶이 무기력해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할 때

그런 날이 있어요. 너무나도 힘이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지속되는 날들이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오늘도 똑같이 지나갈 하루에 힘이 빠지고, 기계적으로 일을 하고 공부를 해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고, 잠들기 전에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막막해질 때가 있어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점점 더 무기력의 늪에 빠져드는 그런 하루, 그리고 그런 하루가 연속되어 일주일, 한 달...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아요.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상황이 무기력함이 일시적인 상태인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시적인 무기력함은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으니, 무기력함을 충분히 느끼면서 조금 게으름을 피워도 좋을 거예요. 하지만 무기력함이 심각한 상태라면... 상담을 받거나 병원을 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무기력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아요.


만약 지금 내가 불안이 높은 상태이면, 주변 상황을 통제하며 안정을 찾고자 하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대요. 그런데 인생에서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굉장한 무력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면 통제 욕구의 근원은 두려움이래요. 사랑을 잃을까 봐, 돈을 낭비할까 봐, 미래에 불행할까 봐 등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는데, 현재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없으니 무기력해지는 거죠. 그러니 통제 욕구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마음으로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봐요. 억지로 감정을 억제하는 것보다, 이 욕구가 느껴질 때마다 어떻게 건강하게 해소할지를 해결책을 찾아봅시다.


내가 두려워하는 사태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대비를 한다면 무기력한 감정이 조금은 진정될 수도 있을 거예요.




제가 가장 크게 무기력함을 느꼈던 사건은 몇 년 전 남편과의 관계에서였어요. 정말 세상이 뒤집힐 듯 서로를 미워하고 싸웠고, 남편의 행동이 너무나도 이해되지 않았어요. 저는 우리가 이혼할까 봐 두려웠고 이혼하지 않으려면 남편이 바뀌어야 했는데, 남편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혼생활에 상당한 회의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죠.


그래서 내가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통제 가능한 일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계획해 봤어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철석같이 믿었지만, 만에 하나 그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대응해 보는 거예요.


이혼이라는 결정이 저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기에, 저는 이혼 서류를 작성하는 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실제로 작성도 해봤어요. 만약 이혼한다면 이사해야 하니 집을 알아보기도 하고, 한국에 갈 수도 있으니 한국에서 취직할 수 있는 직장을 알아보기도 하고, 그리고 하루 만에 짐 싸서 나갈 수 있도록 물건 정리도 했고요.


물론 사람들의 시선이나 홀로서기에 대한 막막함은 있었지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준비해 보니 또 못할 것도 아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내 능력 안에서 통제할 수 있는 일을 찾아놓고, 두려움을 조금 걷어낸 상태에서 현재를 다시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요. 내가 통제하는 이유, 그 불안한 상태에서 무엇을 원했는지가 보일 거예요.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해요. 그리고 내가 지금 바꿀 수 있는 일들과 바꿀 수 없는 일들을 구분해서, 내가 지금 여기서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수 있어요.  


내 행복을 위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 가기 시작하면서 저의 무기력함도 사라졌어요. 통제할 수 없는 남편에게 내 행복을 의존하느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 행복을 찾자고 말이죠. 그때 찾은 방법이 바로 글쓰기였고 저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알아가기 위해 글을 쓰고 있어요.


남편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 결혼생활은 의미가 없다.

이번 생은 벌써 망했다.

매일 똑같은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의미가 없다.

회사 다니기 싫다.

이런 절망적인 생각에서


나는 아내가 되고 싶을까?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주고 싶을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내 삶에서 어떤 꿈을 꾸고, 이루고 싶을까?

사고방식의 전환을 줄 수 있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아요.




지금 무기력함을 느끼는 당신, 당신에게는 어떤 두려움이 있나요? 그 두려움을 어떻게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나에게 선택권을 되찾아 주세요. 남의 행동에 조건부로 행복하기 보다, 내가 스스로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세요. 그렇게 조금씩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에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 긴긴 과정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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