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의 저녁 없는 삶, 외노자 아웃소싱

미국인들 보고 일 너무 많이 한다는 유럽인들 사이에서

by 홍이




요기 창가 구석에 자리 잡은 나름(?) 스탠딩 오피스

입독 첫 주, 딱 하루 이렇게 일하고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가구 재배치하고

주인 아저씨 집이랑 제일 가까운 벽에 붙어서 일했었다 ㅋㅋㅋ


독일 오기 전에 가족 여행 한다고 휴가를 많이 써서

입국하자마자 8시간 재택근무 하는데

하루를 꼬박 다 쓰는 것 같아서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ㅜㅜ


퇴근하고 저녁 먹고 조금 쉬다가 잠드는

9-5의 평범하고 보통의 규칙적인 생활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미국이랑 독일이랑 시차 때문에 저녁에 일해야 해서

일하고 나면 야식도 먹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하다 보면 벌써 어스름한 새벽이다

밤 꼴딱 새고 해 뜰 때 잠드는 날이 많았다 ㅠㅠ

아침부터 활동해야 하루를 길게 쓰는데...




유럽인들이 밈으로 미국 사람들 일 너무 많이 한다고 놀리던데

확실히 미국이 독일보다 소비자로서 살기가 편하긴 한 것 같다. ㅠㅠ


물론 각자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독일은 일요일에 전-부 닫아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ㅠㅠ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나 뉴이어 다음 날도 다 닫고...


주말에 하루는 당일치기로 여행 갔다가

하루는 마트에서 장 봐오고 하고 싶은데 ㅠㅠ




결국 회사를 파트타임으로 바꾸고

시차 때문에 저녁에 네 시간씩 일하고 있다.


독일 섬머타임 끝나고

미국은 아직 섬마타임 안 끝나서

근무시간이 한 시간씩 앞당겨진 적이 있었다.


당시 독일어학원을 매일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날이 독일 공휴일이라

주중에 어학원 한 시간씩 보충수업한대서

어학원이 한 시간씩 늦게 끝남 ㅠㅠ


학원 끝나자마자 급하게 집에 오면

점저 먹을 시간도 없이 급하게 일 시작하는데

하필 그때 같이 일하는 직원분도 3주 동안 휴가 가서 야근까지 해야 했었다.


스스로 불러온

저녁 없는 삶... ㅜㅜ




학원 숙제도 하고

리스닝도 다시 듣고

단어도 복습하면 독일어 쫌 한다 할 텐데 ㅋㅋㅋㅋㅋ

억지로 출석이라도 하면 다행이다ㅜ


새벽까지 일하면

아침에 일어나기는 천근만근이고

하루 종일 시간에 쫓겨

결국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학원을 포기ㅠ


그래도 매일 학원으로 외출하면서

뭔가 이곳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좋긴 했는데...


수업 안 가도 시간이 늘어난 느낌보다는

빨래도 해야 되고 장도 봐야 되고

그 와중에 우산도 잃어버려서 찾으러 가봐야 되고

샤워실에 곰팡이도 또 닦아야 되고 ㅜㅜ

할 일이 더 많아진 기분.


그 와중에 일하기는 싫어서

남편 담당인 설거지까지 해주고

아파트 알아보고 엑셀정리하고

생전 안 하던 요리까지 함

심지어 셀프로 머리까지 자름 ㅋㅋㅋㅋㅋㅋ


어느 날은 부리나케 움직이다가도

어느 날은 한없이 가라앉아 쇼파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다.

내가 진초ㅑ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다시 내 하루의 주도권을 찾아와야 할 때

정신 차리고 살아야지!




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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