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하는 빛 속에서 나를 보다

by 마음농부

명상 중에 마음이 깊이 집중되면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은 하얀 빛이 불현듯 나타나곤 한다.


이 빛이 나타나면 눈을 떠도 마치 샛별처럼 반짝거리면서 보이는데, 이러한 현상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깊은 집중 상태에 들어갔을 때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로, 명상 용어로는 니밋다(Nimitta)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명상 중 나타난 이 흰 빛이 평소처럼 사라지지 않고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감은 채 호흡을 유지하면서 그 빛을 지켜보았다. 그러자 빛은 천천히 회전하면서 하나의 형태를 드러냈다.


그 형상은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빛나는 광채를 띈 그 형상을 처음 봤을 때 떠오른 생각은 "부처님"이었다.


하지만 그 형상이 점점 회전하며 커지더니 드러난 얼굴은 다름 아닌 가부좌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의 얼굴이었다. 그 반짝이는 빛 속에 앉아 있는 형상이 나 자신임을 깨달은 순간, 나의 에고(ego)로는 그 상황을 해석하거나 이해할 수 없었고, 나는 그저 멈춤 상태에서 그 현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곧 중생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상(相)’이 있으면 중생이고, ‘상을 여의면’ 부처라는 뜻이다. 이 체험 속에서 ‘나’라는 상(相)이 사라지자,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본성의 상징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티베트의 수행서에서 나와 비슷한 체험을 기록한 내용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쫑카빠의 '본존관상'이라는 수행법이다. 여기서 '본존'이란 부처를 의미하며, 본존관상 수행이란 자기 자신이 부처임을 관상을 통해 깨닫는 수행법이다. 다만 티베트의 본존관상 수행은 부처의 형상을 의도적으로 떠올린 후 그 형상을 지켜보는 방식이다.


반면 내가 경험한 현상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명상 중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을 그저 지켜본 것이었다. 티베트 수행법 역시 처음에는 자연스러운 관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가 스승에서 제자로 전해지면서 점차 형식화되고 인위적인 형태로 변형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현대인들에게 명상은 심신 이완, 쉼, 스트레스 감소, 감정 관리와 같은 부수적인 효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깊이 있는 명상 체험을 통해 결국 잊고 있던 본래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되는 내면의 여정임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