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 물이 겨울을 만나 얼음이 되었다.
얼음이 봄을 만나 물이 되었다.
물이 여름을 만나 수증기가 되었다.
물인 나는 이제 사라진 것인가.
어떻게 된 일인지 당황하고 있을 때
나처럼 땅에서 올라온 수많은 수증기들이
한 곳으로 모였다.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형체를 띠고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번개가 번쩍이자
나는 다시 물의 형상을 입고
땅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는 강물이 되었다.
이번 생은 어디를 여행할까.
어, 뭐지.
누군가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사람이 태어난다.
사람이 늙는다.
사람이 병이 든다.
사람이 죽는다.
물은 수증기가 되어 구름이 되는데,
사람은 죽으면 끝일까.
윤회는 없을까.
그대는, 죽으면 어디로 갈 것 같은가.
형태는 바뀌어도 흐름은 쉬지 않는다.
물처럼, 나는 또 다른 이름으로 흘러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