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잠들기 직전 가위에 눌렸다.
몸이 움직이지 않고, 무언가 어둡고 강한 기운이 나를 덮쳐오는 듯한 느낌. 예전 같았으면 두려움에 온몸이 경직되고,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가위눌림을 경험하며 비슷한 반응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명상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그런 두려움에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대응했던 적도 있었다. “이겨내야 한다”, “물리쳐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맞서는 것이 최선이라 믿었고, 명상의 효과라고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나는 그 기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 벗어나려 하지도, 싸우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지켜보자”는 평온한 마음으로 조용히 머물렀다.
놀랍게도, 가위눌림은 점점 약해졌고 마치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사라졌다.
그때 깨달았다. 가위눌림 또한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었음을. 벗어나려 할수록 커지고, 바라볼수록 사라지는-그림자 같은 존재.
무서운 건 그 존재가 아니라, 두려워하는 내 마음의 반응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알게 되었다.
무서운 것은 두려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두려움을 회피하거나 맞서려는 ‘나의 반응’이었다는 것을.
마음을 바라보는 알아차림 훈련이 쌓였기에,
이제는 두려움조차도 껴안을 수 있는 평온함이 찾아온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무서운 것을 없애야만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두려움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힘, 그것이 어쩌면 진짜 자유의 시작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