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아도
삶이 고단한 이가 있다
그것은 지금 지은 일이 아니라
이전에 남긴 빚 때문이기도 하다
마음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마음이 한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선은 선대로 무르익고
악은 악대로 열매를 맺는다
그러니,
아무리 수행으로 마음을 밝히더라도
남은 빚이 있다면
결국은 갚아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
우주의 순리다
청산해야
돌아갈 수 있다
본래의 자리로
맑고 고요한 그 마음으로
씨를 뿌린다고 바로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듯이, 지금 착한 일을 한다고 바로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씨가 열매가 되는데 시간이 걸리듯이 선한 행위도 무르익어 복을 받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짓을 많이 해도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악한 행위가 무르익어 벌을 받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어느 날 명상을 하는데 조카 얼굴이 떠오르면서 집중이 흐트러졌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명상이 깊게 될 때 어느 순간 조카 얼굴이 떠오르면서 집중이 깨지고 명상에 자꾸 걸림이 되었다. 그래서 조카 얼굴이 왜 떠오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자 조카가 초등학교 시절 때, 조카의 잘못이 아닌데 오해를 하고 심한 말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생각을 하니 그 어린애가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컸을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미안함이 가슴에서 올라왔다. 그래서 20살 성인이 된 조카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다.
만나서 미안한 마음에 맛있는 식사와 근사한 선물을 사주고, 그리고 어린시절 삼촌이 심하게 했던 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그러자 조카는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하면서 웃어넘겼다. 그 이후로부터 명상을 할 때 조카 얼굴이 떠오르지 않고 깊고 고요하게 명상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가 평소에 행한 말이나 행동, 생각들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에 모두 저장이 된다. 이렇게 저장된 행위가 무르익으면 복과 벌을 받게 되는 것인데, 결국은 자기의 마음이 복과 벌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자신의 하는 말이나 행동,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수행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그대로 더 잘 드러나고, 이것에 대한 빚을 갚아야 한 걸음 더 정진 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의 마음속에서 아직 풀지 못한 빚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