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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과 결핍,

모두가 충분하지 않아도 좋다.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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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부족함이 없는 시대라 말한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버려야 한다. 다른 누군가는 결핍의 시대라 말한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채워야 한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다르지만 또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부족과 결핍이란 단어를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곱씹었다. 쓴맛과 단맛이 모두 나는 것 같았다. 부족함은 무언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고, 결핍이란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엄밀히 따지면, 부족함이 곧 결핍은 아니지 않을까. 두 단어가 문득 새롭게 다가왔다. 은근슬쩍 찾아온 새봄 처럼.


모두가 충분하지 않아도 좋다. 그래야 서로의 부족한 틈을 채워주며 살아가지 않겠나. 그게 더불어의 삶일 게다. 하지만 결핍의 세상은 싫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없는 세상. 선한 마음, 따뜻한 도움, 아름다운 웃음, 진솔한 조언, 진심 어린 배려와 위로, 무조건적인 믿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응원이 어색한 일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살맛이 나지 않는다. 각박한 세상이니까라는 핑계 뒤로 사라지는 당연한 것들을 억지로라도 붙잡아 다시 눈앞에 세워 두어야겠다.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힘껏 손을 뻗는다. 지금.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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