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귀가.

서로 멈춰 서서 천천히 이야기하며,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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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귀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만났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삶과 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입이 아닌 눈으로 말을 하는 듯했다. 주고받은 생각들이 절대 가볍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았다. 올바른 방향과 철학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크나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생각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느린 시간, 멈춰 있을 장소, 느슨하지만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라 어느 교수가 말했듯이, 그렇게 서로 멈춰 서서 천천히 이야기하며 살면 된다. 멈춤의 시간을 조급해하지 않을 여유가 조금이라도 허락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삶이란 과제는 진짜 특별히, 특별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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