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괜찮다>는 말의 온도는 36.5도쯤 되지 않을까

by 김봉근
짬뽕_05.jpg

‘짬뽕 하나 주세요.’하고 털썩 자리에 앉았다. 북적 거리는 시간 속에서 잠깐이라도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싶었다. 그냥 혼자 멍하니 얼마쯤 지났을까. 두 손으로 그릇을 번쩍 들어 시원한 국물을 마시기까지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이미 내가 시켜두었던 짬뽕은 누군가의 젓가락에 점령당했고, 다른 누군가 주문했던 짬뽕은 밥과 함께 또 다른 누군가의 짬뽕밥으로 날라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진장 배부르셨겠다.) 어찌 되었건 말짱한 짬뽕 한 그릇이 내 앞에 놓였다. 오늘 일을 시작하신 아주머니는 연신 늦어 미안하다 손을 모아 말씀하셨고, 나는 더 고개 숙여 괜찮다고 말했다.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좀 쉬었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왠지 <괜찮다>는 말의 온도는 36.5도쯤 되지 않을까 싶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그 정도. 너와 내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그 정도. 짬뽕을 먹고 싶은 날이었고, 맛있는 짬뽕과 잠깐의 달콤한 여유가 배달되었다. 참 괜찮아서 더 괜찮은 하루다. :D,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 번에 하나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