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그리고 깨달음.

모든 것은 우리 주변에 이미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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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뭐라고, 이번 주는 참 길고도 멀었다. 오래간만에 정신이 번쩍 들도록 쓴소리도 들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신나게 웃으며 우리 미래를 이야기했으며, 때론 거하게 술 한 잔 걸치며 사회와 청년, 꿈에 대해 논하면서도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음에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둘 중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내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모처럼 한강에 다녀왔다. 강변을 따라 느리게 걸었다. 한적한 벤치에 앉아 천천히 시선을 옮긴다. 파란 하늘, 초록 잔디, 느긋한 강물, 도시락 먹는 연인, 돗자리 위의 친구들, 나들이 나온 가족들, 보드 타는 쌍둥이, 캐치볼 하는 남자들, 자전거 타는 형제, 롤러스케이트 신고 넘어졌다 일어나는 아이, 사진 찍는 작가, 그리고 그 보조 스텝, 산책 나온 강아지, 처음 본 강아지가 신기한 꼬마, 다리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 날아가는 비눗방울, 유모차 끌고 가는 외국인 가족, 바쁜 치킨 배달원 아저씨, 그리고 내가 사온 캔 맥주, 노래하는 아이패드, 그리고 수많은 기타 등등.


그렇게 내 눈앞에 펼쳐진 세상 구석구석을 보고 있노라니, 파란 하늘 위 ‘행복’, 초록 잔디 속 ‘여유’, 책과 함께하는 ‘사색’, 서로 바라보는 연인들 눈 속의 ‘사랑’, 가족들이 나누는 대화 간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의 ‘상쾌함’, 주고받는 캐치볼의 ‘재미’, 자전거 바퀴와 함께 도는 ‘건강’, 길을 양보하는 ‘배려’, 치킨 배달 아저씨 얼굴의 ‘만족’, 내 아이패드에서 흐르는 ‘노래 선율’, 그리고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모든 것들.


조금만 찬찬히 둘러보면, 모든 것은 우리 주변에 이미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새로운 선물과도 같은 일주일이 또 시작되겠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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