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내가 뱉은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사람은 없었을까?

by 김봉근
htm_20141219055210101012.jpg

언제였을까. 술에 흠뻑 취해 집에 돌아온 날. 잘은 모르겠지만, 펜을 들고 눈의 초점을 맞추려 무진장 노력하며 연습장에 글씨를 휘갈겨 적었던 시간의 조각들이 분명 있다.


마침내 오늘, 책상 구석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그 메모를 읽게 되었다. 꽤나 자조적인 짧은 질문이었지만, 바로 대답하기가 어려워 흐릿한 기억만큼이나 맘대로 흘려 쓴 글씨체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내가 뱉은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사람은 없었을까?'


왜 차마 스스로 물어볼 수 없어, 꾹꾹 눌러 손으로 적어냈을까. 어느 누구의 마음에 생채기를 만들고 어떤 누가 누구에게 아픈 돌을 던졌길래 이렇게 조용히 눈물을 삼켰을까. 내 입에서 나온 말조차 돌아와 나에게 상처가 될까 두려워 스탠드 밑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던 나. 미워해서 미안했고 미안해서 정말 더 미안했었을 게다.


다음엔 꼭 먼저 사과를 건네야지 다짐하며. 다른 언젠가 휘갈겨 써 던져 놓았을 다른 메모들을 찾는다. 시간이 참 느릿한 금요일 밤이다. :D,

매거진의 이전글기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