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봉근 Mar 05. 2017

분리수거

분리수거하듯 스스로의 하루하루를 딱딱 구분해 지내버릴 수는 없을까


오늘은 분리수거 하는 날이다. 집 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는 시간. 그동안 모아둔 쓰레기들을 양손 가득 들었다. 참 많기도 하다. 뭘 이렇게 많이 쓰고 버렸던가. 수거함 앞에서 종이는 종이대로, 책과 신문은 여기에, 캔과 페트병은 저기에, 일반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 따로 정해진 위치에 두었다. 수월하게 작업을 마치고 손을 탈탈 털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커피를 한잔 들고 창문 앞에 비스듬히 섰다. 저 아래, 조금 전 나처럼 열심히 쓰레기를 정리하는 다른 사람들 모습이 보였다.


톱니바퀴처럼 서로가 맞물려 일주일을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우리. 분리수거하듯 스스로의 하루하루를 딱딱 구분해 지내버릴 수는 없을까. 월요일은 그 어떤 날보다 힘차게, 화요일은 조금 덜 열심히, 수요일은 한 걸음 쉬다가 은근슬쩍 보내고, 목요일은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고, 금요일은 누가 뭐래도 신나는 놀이와 함께, 토요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그냥, 일요일은 여유와 충전의 시간으로 채워 버리고 말이다. 생각만으로도 참 재밌겠다. 각각의 통에 들어가 있을 지나온 요일들을 돌아보면서, 새 마음으로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한다. 볕이 참 좋다. 낮술이나 먹어볼까. :D,

매거진의 이전글 화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