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봉근 Nov 19. 2017

초심에 대하여

처음과 끝이 아니라 지금과 나만 여기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나지막이 말했다. 나만 겨우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초심으로 돌아가자. 한 번 더 되뇌었다. 정리가 되지 않는 마음. 어딘가 불안한 모습으로 처음을 찾아 헤맸다. 당최 처음이 어디란 말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인지. 원래 없었던 것인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든 것인지. 마구잡이로 불어 젖히는 바람처럼 생각이 방황하며 흩어진다. 방향 없는 돌진. 목적 없는 출발.


삶이란 나눠질 수 없는 하나의 무엇. 시작과 끝은 같은 것일지도 몰라. 그래서 초심을 찾는 일은 원래 이렇게나 힘든 일일지도. 그렇게 오늘의 저녁을 맞이했다. 하루가 빙글빙글 돌아 다시 하루가 되었다. 한 달이 돌고. 1년이 돈다.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 처음과 끝이 아니라 지금과 나만 여기 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얼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