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에 대하여.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겸손한 사람이 되길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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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폭풍에 저항하던 나무는 견디지 못해 부러지고, 고개 숙여 바람에 몸을 맡긴 갈대는 폭풍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아무리 큰 고난이 오더라도 부드러움과 스스로를 굽힐 줄 아는 겸손의 마음을 갖는다면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는 교훈이다. 가장 견고한 것은 부드러움이고, 가장 강인한 것은 겸손함이다. 부드러움과 겸손함은 강한 시련의 힘을 이용해서 그 뿌리가 강하고 굳건해지도록 만들어준다.


모두가 강인함에 취해, 이기고 지는 일에 몰두하는 시대. 강함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과시하기 위함이고, 부드러움을 품는 일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함이 아닐까. 장석주 시인의 문장에서 부드러움의 의미를 읽어낸다.


“부드러움의 바탕은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이고, 그 사회적 형식은 친절과 관용이며, 관계의 친밀성으로 나타난다. 부드러움은 인간적 체험의 성숙에서만 나올 수 있다. 어쩌면 미성숙한 인격일수록 부드러움에서 멀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드러운 사람은 생각이나 이념이 다른 남을 윽박지르지 않는다. 작은 마을일수록 인심이 좋고 친절한 것은 사람들이 남들을 경쟁자가 아니라 친구나 이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습이 그렇듯이, 부드러움은 오래가는 원칙이고 흐름이고 힘이고 에너지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반드시 부드러운 삶을 꿈꾸며 살아내야 한다. 강함과 힘을 다스리고 담아두는 부드러운 내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더 천천히 걷고, 세상을 이해하는 일, 남을 먼저 배려하며 친절을 베푸는 일, 작은 일이라도 질투하지 않는 일, 욕심은 내려놓고 화내지 않는 일, 사려 깊은 친구가 되는 일. 쉽지만 참 어렵다. 그래도 그 무엇보다 확실한 성실함의 미덕을 믿는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겸손한 사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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