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쁨.

오늘도 우린 참 열심히 바쁘다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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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많이 바쁘냐는 친구의 질문에, “바쁨을 넘어선 단계가 되면, 그걸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라 대답했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는데, 돌이켜 보니 한참을 곱씹게 된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바쁨도 익숙해진다는 말인가, 내가 말해놓고도 딱히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사실, 조절이라기보다 포기에 가까울지도)


하여간, 오늘도 우린 참 열심히 바쁘다.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르지 않고, 하루하루가 익숙해져 조금의 여유가 생기더라도 금세 다른 일이 그 자리를 꿰찬다. 다만, 해야만 하는 일들이 주는 바쁨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하고 싶던 일 몇 개가 슬며시 삶 속에 스며들지 않을까. 사는 게 아무리 바빠도 즐거운 이유다.


+덧, 사진제목은 "낮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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