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작이나 끝은 아예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롯이 지금만 있을 뿐

by 김봉근
33333.JPG

기억을 더듬더듬

손을 뻗어

마지막과 관련된 추억의 페이지들을 찾는다.


수능 시험지의 마지막 문제,

군대에서의 마지막 밤,

축구 경기의 마지막 골,

친구들과의 마지막 여행,

첫사랑과의 마지막 문자,

대학교 마지막 기말고사,

20대의 마지막 날,

퇴근길 마지막 지하철,

어제 읽은 책의 마지막 쪽,

그리고 잠들기 전 오늘 하루의 마지막,


막상 마지막이라고 떠올렸던 순간들은, 새로운 시작과의 연결 지점이었다.

그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생각에 생각이 빙빙 돌아 다시 묻는다.

과연, 마지막이 존재할까?

시작이나 끝은 아예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롯이 지금만 있을 뿐.


문득 어디에선가 들었던,

하루하루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라는 말이

최선을 다해 지금을 온전하게 살아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나름의 결론에 닿았다.

마지막인 듯, 마지막 아닌, 마지막 같은, 어느 날. :D.

매거진의 이전글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