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생활 만 1년째, 2년차를 맞이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언제나 그랬듯 멀리서 보면 하나의 점이었다.
아직 나의 주거지가 부끄럽다.
누군가에게 불가피하게 사실을 밝혀야 할 때면 이 곳이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하고, 멀쩡한 곳인지 강조해서 설명하곤 한다.
좋은 공간을 만나 제법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음에도 ‘고시원’이라는 단어 사이사이는 왠지 깨끗하지 않고, 안전하지 않고, 멀쩡하지 않을 것만 같다.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내 속의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때가 종종 온다.
나는 고시원을 집이라고 부르기를 꺼려한다.
‘집’을 떠나 이곳에 입성한 후부터 집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주소지도 이 고시원이고 엄연한 세대주로서 월세액 공제도 받을 수 있지만, 어쩐지 집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
반드시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집이라고 하지만, ㅈ과 ㅣ를 양 어금니에 끼고 누르는 찰나에서 ㅂ을 끼워넣기가 무척이나 어색하다. 지ㅣㅣ입 정도로 발음한다.
남들이 볼 때는 잠깐 딴생각을 했다든지 눈을 깜빡이는데 신경이 쓰인다든지 할 정도의 찰나다.
사실 알고 있다. 남들과 다른 점이 무서운 거다. 아직도 그런 류의 소외감에 익숙하지 않다.
뱃속에 묵직한 추를 놓고 싶다.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혹은 바다에 빠져도 그대로 가라앉도록.
내 침대 위에는 여러 겹의 이불이 차곡차곡 깔려 있다. 그 사실은 어쩐지 내게 위로가 된다.
나에게는 아주 작은 나만의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의 반을 차지하는 침대가 있고, 그 위에 폭신한 이불들이 있으니까, 조금 힘들어도 괜찮다.
이렇게 스스로를 토닥이며 지낸다.
집이 있지만 집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