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순하.
‘순할 순(順)’, ‘물 하(河)’ —
이름 속엔 순하게 흐르는 물의 운명이 들어 있다.
어릴 적엔 그저 밋밋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순하기만 해도 괜찮을까,
물에 물 탄 듯 연하고 힘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속상했던 적도 있다.
어느새 내 삶엔
이름처럼 유연한 물결이 흘렀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도도하게 부딪기도 했지만,
때로는 힘을 빼고,
물살을 따라 조용히 비껴가며
내 방식대로 삶을 이어왔다.
넘어지고 멈출 때도 있었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내 속도가 무엇인지,
나만의 리듬을 알게 됐다.
시간이 쌓이고,
흘러가는 물처럼
나에게는 ‘밋밋함’이 아니라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있다.
그게 내 색깔이다.
이제는 불안도 내려놓았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다가오는 게 즐겁다.
매일 무엇인가 새롭게 내게 다가와
설레고, 호기심이 샘솟는다.
나는 이상하게도
‘순하다’는 것, ‘흐른다’는 것이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더 넓고, 깊게 살아가게 만든다는 걸
나이 들어 알게 되었다
내 이름,
내 흐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모든 것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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