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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Jul 24. 2022

오늘은 좀 가볍게

끌어당김

 100일 동안 100장의 글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14번째 날이다. 2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다.

나는 아직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의사 신분으로, 사실 하루하루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새벽같이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하고, 다시 글을 쓰는 하루를 보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 무거운 주제에 대해 다루려고 하다 보니, 그날그날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하고, 그 주제가 종일 머릿속을 채워 기분도 좋지 않았다.  저녁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새벽 같은 출근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났다. 하루라도 글을 못 쓰는 날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이다. 갑작스러운 이런 생활이 무리가 되었는지 몸이 고장 났다. 몸살이 난 듯 움직이기 어려웠다.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견딘 시간은 100일이다. 쑥과 마늘을 먹으며 버틴 그 시간들은 곰에게도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쓰리고 아린 맛을 참아가며, 언제든지 동굴 밖을 나갈 수 있었지만 스스로를 가둔 그 의지가 대단해 보인다. 내가 100일을 버티려고 한 것은 나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의사이자 작가이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른 표현형을 통해 내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아린 맛은 내가 누구인지를 잊게 만들곤 한다.


 오늘은 다른 주제를 써보고 싶어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나는 focus란 말을 좋아한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 내가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focus out을 하고 있는 상태도 사실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잠시 쉬어가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꼈던 나에게도 단비가 되어준 생각이었다. 곰이 사람이 돼가는 과정 중에서 생긴 그 고통은 필수적이다. focus out이 된 순간에야 이 고통이 주는 의미를 알 수 있다. 견뎌야 한다.


 길을 보는 사람에게는 길이 보이고, 길을 가로막는 나무를 보는 사람에게는 나무만이 보일 뿐이다. 고통이 나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다시 길을 바라보면 그만이다. 기억해야 한다. 끌어당김, law of attraction은 그 단어 속의 action이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해야만 이루어진다. 내가 매일 환자를 보듯이, 나는 매일 글을 써야 한다. 내 마음이 전달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믿는 것을 이루고 싶다면, 고통을 보지 않고 길을 보라, 그리고 움직여라.



#책과강연 #의사가되려고요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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