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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뀰사마 May 18. 2020

호주에서 주식을 시작하다

한국에서도 안해본 주식을 호주서 하며 배운다. 

나는 평소에 주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선 애초에 주식을 투자할 종잣돈도 없거니와 단타성 정보만 가득해서 그대로 휘말려서 망한 사람도 실제로 꽤 많이 주변에 있고 당장 나의 부친 또한 그걸로 몇천 날리셨다..모친에게 말씀은 안 하신거 같지만 본인 빼고 우리 모두가 얼추 짐작하고 있었다. 실제로 주식투자 잘못해서 망한 이도 주변에 꽤 드문드문 있는 편이고 날고 긴다는 단타 주식 유튜버들도 평소엔 잘 벌다가 한번 삐끗했을때 크게 잃는 걸 간간히 말해줘서 아 역시 나같은 범인은 건들지 말아야 할 분야이다라고만 막연히 생각했다.


호주사람들도 사실 그런 생각은 대부분 가지고 있다. 슈퍼(한국으로 치자면 국민연금. 미국의 401K 시스템과 비슷)에 돈을 가득가득 넣어 은퇴를 준비하는 건 당연한 재테크로 여기지만 개개인의 주식투자 자체에 대해서는 사행적이다, 스펙큘레이팅이다(투기)라고들 말한다. 솔직히 한국에선 그래도 강원랜드나 바다나라가 공식 비지니스가 아니고 도박은 나라에서 엄중히 단속하고 금하는 걸로 아는데 카지노가 대외적인 사업으로 흥행하는 호주에서 주식투자가 사행적이다 여기는 것은 흥미롭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고 자기 슈퍼계좌에서 어느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지 조금이라도 자주 체크하는 사람은 슬금슬금 주식을 건들어보지만 이내 접고 SMSF 계좌를 만들어서 돌리기도 하다. 일단 연금펀드는 취득세가 은퇴나이를 벗어나면 없기도 하고 연금에 넣은 금액은 자신이 얻은 수익에서 세금감세를 노릴 수도 있으니 어떻게 보면 가장 확실한 재테크이기도 하다.


문제는 연금펀드는 유용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신이 은퇴하기 전까진 절대 손댈수 없는 것이다. 은퇴하기 전에 슈퍼에 손을 댄다면 엄청나게 세금을 매기기도 한다. 심지어 영주권자와 비영주권자 간에 슈퍼악세스에 대한 세금율도 다르기도 하다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다른 분이 정확히 짚어주면 감사드리겠다. 호주사람들은 개개인 투자는 안 해도 연금펀드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돈을 차곡차곡 넣는다. 일단 연금펀드에 넣은 돈은 나중에 택스리턴을 할 때 오프셋으로 넣을 수도 있고 (호주는 금액별로 세금 부과율이 달라지는 세율 라인이 있는데 한국은 약간 좀 이 기준이 비율배정이라 어느정도 조율적인편이라면 호주는 59999에서 1달러라도 부과되면 다음 세율로 올라가는 식이다.) 언젠간 은퇴자금으로 찾아먹을 돈이니 개의치 않고 넣는다. 여기서 조금 더 넣고 싶은 사람은 회사에 샐러리새크리파이스를 신청하거나, 그냥 자발적으로 연금을 더 넣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상품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자기가 좀 더 넣거나하는 식이다. 나는 현재 재직중인 회사가 샐러리 새크리파이스 옵션을 따로 세세적으로 적용할 정도로 회계프레임이 잘 짜인 회사는 아닌 거 같아서 그냥 알아서 몇천불 6월 끝나기 전에 넣을 참이다. 요렇게 넣은 연금은 나중에 집 살 때 세금 안 떼이게 좀 빼먹든가 해야지. 


코비드19로 이전에 주식을 잘 불린 사람은 3월 중순에 반 이상 토막이 났고 슈퍼도 여기에 해당이 된다. 난 처음에 슈퍼연금이 내가 포트폴리오를 바꾸거나 계정을 바꾸었을 때 유닛프라이스가 손절매 가격으로 되는 것도 모르고 연금회사를 바꿔버렸다. 이렇게 되면 주식이 반토막이 났을 때 손절을 한 결과랑 다름이 없게 된다. 나는 그냥 인덱스 따라 분할 비율이 변동되는 포트폴리오인줄 알고 그대로 유닛홀딩 들고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8000불 정도 슈퍼에서 뿅하고 잃은게 그대로 굳히게 되는 것이다. 인생 레슨 이렇게 얻어가냐(..) 어차피 은퇴하려면 최소 30년은 남았고 30년 넘게 못 건들 돈이니 될대로 되라라며 잊기로 했다. 막말로 내가 호주서 은퇴를 맞이할 지 어떨지 누가 알어(..) 문제는 이제 딱 은퇴를 맞이할 베이비부머들인데 이들이 코비드19로 타격을 입은 시장에 최소 2년간 존버가 가능할지가 자기 자산을 방어하는데 가장 큰 요인이겠다. 나같은 밀레니엄은 어차피 2년간은 그냥 돈 안 찾아먹을 생각하고 이 하락장에 더 용감하게 뛰어드는 추세이다. 


요 근 한달간 주식계좌 설립부터 HIN넘버 받기, 쉐어홀딩 웹사이트에 가서 텍스파일 넣고 관리하기, 브로커 이주하기, 브로커 넘버 머징하기, 각종 투자상품에 가입해보기를 주르르르륵 해보았다. 이것저것 정보를 얻다보니 호주에서도 FIRE족 커뮤니티가 있다는 걸 발견했고 인베스터 페이지에도 여러군데 가입해보고 또 여러 브로커 웹사이트를 가입해보며 장단점을 느꼈다. 또 그 사이에 한 9가지 종목을 사보기도 했는데..대부분이 etf인데 조심스레 한두유닛 샀다가 쭉쭉 올라버려 진입 타이밍을 놓친 종목(나스닥..), 그리고 한동안 존버 감안하고 지른 항공주가 이제 슬슬 국내선 트래픽 셧다운은 풀리는데도 아직 회복수가 안 보여 총 포트폴리오의 손해를 끌고 있는 종목 뭐 여러가지가 있다. 요약하자면 3월 중순 훅 온 하락기에 급하게 좋은 종목을 알짜배기로 집어서 후다닥 큰 돈을 후려넣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식이 특히 내가 관심있게 꾸준하게 질러온 테크분야는 이미 4월 후반부에 다 회복세로 올라와서..그냥 앞으로는 적금식으로만 야금야금 넣다가 한번 딥다운 올라왔을 때 개별 ETF로 질러주고 뭐 이런 식으로 내 스타일에 맞게 가는 수밖엔 없겠더라. 여러 자세한 이야기는 아마 개개별 스토리별로 페이지가 길어질 거 같으니 좀 나눠서 이야기를 털어볼 것 같다. 


*한국 실정을 몰라 회계 관련해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이 바뀌었거나 변동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내용 수정에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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