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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뀰사마 May 13. 2022

바이반스 복용 후/중지 후/다시 복귀후의 변화

약을 먹었다가 안 먹으니 확연히 보이는 ADHD의 증상들 


바이반스 복용전 덱사암페타민을 처방 받은 적이 있다.


ADHD를 확정받고 바이반스의 적정한 용량을 알아보기 위해 이 과정을 1-2달 정도 거치는 과정을 거친다.

 

처음 덱사암페타민을 먹었던 날 머리를 찌뿌둥하게 짓누르던 무기력함이 없어지고 차분하게 할일을 그냥 진행할 수 있어 새로웠으나 다음날부터는 그 신선한 경험의 감도는 확실히 몇주 지나니까 좀 무덤덤해지더라..


그리고 덱사암페타민은 급격하게 약효를 쫙 올렸다가 훅 떨어지기에 약을 먹어야하는 중간텀동안 기분이 들쭉날쭉해지고 예민해지고 불안증이 심해지고 먹는 것 자체를 잊는 듯 본의아니게 단식을 하게 된다. 그리고 덱사암페타민을 먹는 동안 심장이 많이 두근두근해서 심장박동수 때문에 커피도 못 마시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다 바이반스로 바꾸고 그러한 부작용은 현저히 줄었으나 덱사암페타민을 먹었던 순간처럼 확연하게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훅 올라가는 효과는 못 느끼게 된다. 집중력 관련해서는 그저 그런데 심장의 두근거림은 훨씬 줄어들고 식단 조절도 좀 더 수월해지긴 하다. 초반에는 불면증이 심했으나 두어달 지나니 약효에도 적응이 되어서 밤에 멜라토닌의 도움을 받으면 수월하게 잘 수 있더라. 


그러다 의사쌤과 의료공단과의 행정문제로 내가 처방전을 못 받는 일이 발생해서 본의 아니게 1주일간 처방을 끊은적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병크는 이후 의사쌤이 메디컬센터를 옮기면서 또 처방전 딜리버리 문제로 내가 2주를 투약을 다시 중지한 일이 생겨서 이후 나는 집 근처 다른 클리닉으로 옮기게 되지만 그 이야기를 하자면 또 안구에 습기차는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나열해야하므로 이쯤에서 끊겠다.  


우선 바이반스 투약을 (본의 아니게) 끊은 뒤 눈에 뛰는 것은:


- 시도때도 없이 과자나 군것질거리, 탄산수, 액상과당을 찾음(바이반스를 먹는 동안은 이 증세가 눈에 띄게 줄음) 

- 낮에 조절할 수 없는 충동수면 및 기절한 듯 탈진해서 취하는 수면이 다시 생김 (기면증)

- 아이러니하게도 우울함/불안함은 바이반스를 먹기전보단 진정해졌는데 이게 바이반스 때문인지, 약을 먹지 않은 기간 동안 날씨가 좋아서인지(나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생리때문에 호르몬의 변화라서 그런건지는 알 수 없음

- 바이반스를 먹은 동안은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뭔가 정원을 나가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드는 시간이 좀 줄어들었는데 바이반스를 끊은 동안은 딱히 우울하지 않음에도 침대밖을 나갈 수가 없다. 그냥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보자는 그 커맨드가 입력 실행이 아예 불가능하다.  

-Intrusive thought이 다시 도지기 시작했고 (무뜬금 운전하다가 내가 동물이나 사람을 친거 아니겠지? 뒤에서 누가 깜빡이를 켰는데 내가 뭘 한거지? 설마 이거 스피드 카메라에 과속으로 걸려서 플래쉬 친건가? 등 아무 근거없이 이런 걱정/불안에 기반한 생각이 침투해 정상적인 사고를 못하게 하는 것)

- Channel이 고장나듯 별 뜬금없이 고장난 쥬크박스처럼 어떤 티비쇼의 장면이 무한 루프되어 재생되거나 특정 노래들의 특정 구간이 계속 리플레이 되었다. 

-충동구매라던가 충동적으로 일처리를 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것은 바이반스 복용 전 후 같은데 이건 복용량이 적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등의 증상이 두드러졌다. 이게 바이반스를 처방받기전에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들이었고 이런 상태로 평생을 살다보니 저게 그냥 남들도 다 가진 컨디션에 평범한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처방을 받고 난 후 저런 증상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투약을 끊으니 저런 문제들이 급 휘몰아쳤다. 


여튼 ADHD의 증상 관리에는 수면패턴, 식단, 기상 후 실행하는 루틴이 두뇌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게 느껴져서 자신만의 바이오리듬 패턴을 찾아 그걸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ADHD 약물로 조절한다고 해도 Stim이 줄지는 않는다는 걸 명심하자. 그냥 사회적으로 크게 불안요소를 불러 일으키는게 아니라면 적당한 충동적 Stim 행동은 하는 게 정신건강상 좋은 것 같다. 드럼치기, 댄스, 뜬금없이 노래부르기, Bass와 drum이 부각된 노래들 듣기, 그림 그리기, 낙서글 휘갈기기, 자기표현 하기, 파일정리하기, 힘들 때 갑자기 정원으로 나가서 가드닝하기, 점프하며 균형잡는 움직임 등 이런 stim행위들은 속이 후련해지고 기분 전환을 함으로서 나라는 인간의 기능성을 안정시키는 결과를 갖는다. 


가끔 바이반스가 어차피 집중력을 향상하는 것도 아닌데 그럼 약물을 먹는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나같이 Inattentive ADHD인 사람들이 유독 그런것 같다. 이 Inattentive ADHD 중에서도 사람 성격마다 성향도 다 달라서 약을 먹고 천지개벽을 느꼈다는 사람이 있고 잘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겠으나..나는 집중력보다도 다른 ADHD문제들이 심각해서 바이반스를 먹는 것에 후회는 없다.


참 ADHD는 알면 알수록 집중력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기면증, 패닉, 감각적 코디네이션, 과한 스티밍, 실행을 추진하는 호르몬의 결핍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복합적으로 한 인간을 현 사회에서 기능하기 힘들기에 ADHD로 분류하고 관리를 하는 것에 가까운 듯 하다. 요즘은 '제가 집중력이 정말 없는데 ADHD일까요?' 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심리상담을 가져서 우울증/불안증 부터 한번 알아보시고 그거 전략을 취해서 나아지는게 없으면 ADHD를 의심하고 일단 ADHD는 집중력 유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차피 듣는 사람은 그닥 없어 보인다. 


나는 집중을 일단 시작하면 Hyper Focus가 가능한 사람이다. 문제는 이 Execution을 하는 것이 정말 일반인들에 비해 열배(과장이 아니다. 약을 안 먹으면 침대에서 나오는 것 조차 하기 싫어한다.)로 힘이 든다. 일을 시작만 하면 끝까지 구슬을 서말이라도 꿰면 목걸이라도 만들지만 그 구슬을 꿰기 위해 반짓고리를 찾으러 가는 실행단계가 엄청나게 힘든 것이다. 


ADHD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상 업무를 Goal과 보상이 곁들어진 퀘스트 게임화로 전략을 짦과 동시에 무언가를 '이루는'거에 목표를 두는게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 일정한 '시간'을 업무수행에 놓는 전략도 동시에 진행해야한다. 이것을 알기까지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런 전략에 영감을 준 것은 ADHD러든 비 ADHD러든 걍 계속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본인의 프로세싱 로그를 계속 만드는 수밖에 없다. 


-ADHD는 정말 개인별로 증상과 성향이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문턱을 두드려 꾸준한 관찰 끝에 진단을 받고 본인 관리를 계속 구축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제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할 뿐입니다. 상담은 전문가와 필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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