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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뀰사마 Nov 29. 2021

2021 11.22 ~ 2021 11.25

11월을 마감하는 주말 


2021. 11. 22


케미스트웨어하우스가서 바이반스를 받아왔다. 아직 1회가 남았는데 나의 세션은 12월이고 내 담당의가 옮긴 Psychiatrist는 어째 코디네이팅에 소식이 없다. 이 담당의가 이전에 일하던 Hills Clinic도 그러더니 새로 옮긴 센터도 어째..이쯤되면 그냥 담당의가 admin 행정처리를 참 못하는 거 아닐까 싶다. 이 담당의랑 마지막 세션을 12월에 하고 1월 말에는 노스미드에 있는 Psychiatrist로 옮길 예정인데 이 담당의에게도 adhd 확진을 받을 수 있다면 노스미드 센터로 아주 이주를 할 예정이다. 노스미드 센터는 일단 리셉셔니스트들이 연락을 잘 하더라고. 생각보다 신경정신과 문제는 담당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센터 행정직원들이 얼마나 협조적으로, 효율적으로 일하느냐도 많이 좌우하는 것 같다...ㅉㅉ 9월달에는 Hills Clinic과 담당의의 실수 대환장 콜라보로 무려 처방약을 3주간 못 받아먹는 사태가 벌어졌었고 그걸 감내하는 건 오로지 환자인 내 몫이었다. 그냥 그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하고 명상하고 계속 할일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말 힘들었긴 했다. 그걸 또 할 자신이 없다. 정신력도 소모되는 에너지라 마나(?)가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상태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힐러든 포션으로 와장창 때우든. 하여간 그러고보면 게임 시스템이 은근히 리얼하다니까. 



2021.11.23


심적으로 뭔가 안정이 되질 않아 문서를 정리하는 도중에 와장창 그냥 책상위의 서류를 한 박스에 몰아 집어넣어 버리고 책상을 이동해버렸다. 책상을 어디로 이동할지도 딱히 계획은 없었으나 그간 앉은곳에선 뭔가 집중도 안 되고 어수선하고 머리엔 잡생각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냥 창틀 공간에 책상 두개를 일렬로 나열해버렸다. 뭔가 널찍히 모니터도 두개를 나열하니 확 트이고 좋다. 그러다보니 알차게 꾸민 홈 오피스 겸 작업실이 갖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하루종일 이베이, Kmart, Ikea를 둘러봤다. 그간 과제와 일로 고생이 많았으니 어느 정도 갈피가 잡히고 주변 정리가 되면 다시 베이스와 음악 믹싱, 페인팅, 드로잉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내 작업실을 아티스트 룸으로 꾸며야지. 


심리 상담에서 어떻게 하면 assertive 하게 내 의견을 피력할 것인지 한시간동안 상담 세션을 가졌다. 

불량 의뢰인인 나는 그간 무드체크, assertive plan activity sheet을 하나도 체우지 않고 상담을 했고 당연히 상담쌤은..말 참 드럽게 안 듣는 클라이언트에게 빡침의 웃음을 날렸다. 알아요..하지만 너무 할일이 많았는걸? 


2021. 11. 24


전파트너를 내 집으로 불러 같이 결별 증언서 서류를 검토하고 결별 민원 서류도 훑어보았다. 나는 그 와중에 기분이 싱숭생숭했고 전 파트너는 걍 아무렇지도 않은 분위기이다. 하기사..니가 먼저 관계를 종료하자 했고 딱 브레이크업을 소셜그룹에 선언하자마자 바로 다른 관계로 갈아탔는데 무슨 심정의 변화가 있겠니. 나만 씁쓸한거지. 그 와중에 서류처리는 진짜 닝기적거리며 협조를 정말 안 해줬는데 진짜 조별과제할 때의 악몽이 떠올라 너무 괴로웠다. 무슨 재산분할이나 법정 문제 뭐 그런것도 아니었고 단순히 귀찮아서라니 니네도 진짜 대단하다. 전파트너의 새 연인은 심지어 전남편이랑 이혼처리도 아직도 안 했다고..와우..난 그렇겐 못 살아.


아마 혼자서 이제 타국에서 혼자 꿋꿋히 살아야하기에 두려움이 앞서지만 언젠가는 정리를 하고 변화를 이뤄야 할 시점이다. 신축년이 그렇지. 타로점에서도 Death Card가 나오더라고. Death는 단순히 불운이라 단언할 순 없고 묵혀둔 일들을 한번 땅을 개간하고 정리하고 추수하고 축출하는 개념에 가깝다. 딱 거기에 걸맞는 한 해를 보낸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타로카드 사야하나..싶다가도 에이 시험찍기도 개못맞추는 내가 타로는 무슨 타로야 싶어 관둠. 



2021. 11. 25


호주 시민권 시험을 드디어 마쳤다. 그 전날에도 더미 문제를 풀어보았지만 매번 아슬아슬하게 75% 언저리를 찍어서 불안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료앱을 켜고 미친듯이 법률 문제를 풀었다. 호주의 정치와 행정 부분에서 많이 오타를 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국기나 지방행정 문제가 나올때 문제 답안 선택중에 '애보리진'이 있어 당연히 애보리진이 들어간건 다 눌러서 선택했는데,


정답이 아닌것이다. 


호주란 나라 시민권 문제를 풀 때마다 조선총독부가 건재한 조선으로 이민 온 외국인이 이완용에 빙의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일제 강점기를 역사로부터 남은 사료로 교육을 받고 자란 한국인이라 그런지 이렇게 공식적인 문서 곳곳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유럽계통의 문화와 종교,행정,커뮤니티는 북돋고 그 외의 커뮤니티 및 심지어 본디 살던 원주민의 문화와 사회까지 지우려는 흔적이 남은 것을 볼 때마다 기분이 참 씁쓸했다. 그리고 이 나라는 아직까지도 법안을(Bill)을 패스할 때 여왕의 권위를 대신하는 거버너가 사인을 해야 법안이 통과된다. 흠좀무..


차 끌고 가려 했는데 사고 날까봐 피같은 통장의 총알을 쏘며 우버불러 파라마타 이민부서로 가서 시험을 쳤다. 결과는 100% 통과. 염려했던것과는 달리 너무나도 시험이 쉬웠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통과 못하는지 현장에서 50% 이상 점수 받으면 바로 당일 재시험을 2번 더 보게도 해주더라. 괜히 부랴부랴 조마조마하며 갔네..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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