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공부 기록 1

by 신하연

오늘 일어나자마자 토플 리딩 10문제를 풀었는데, 다 맞았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일단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읽고 수능 국어 문제 풀듯이 다시 점검을 하면서 풀어나갔다. 몇 번 확인하고 점검했더니 오차 없이 다 맞아서 다행이었다. 가장 약한 요약 문제(3문장 고르기)까지 확인하고 또 확인해서 맞췄더니 좋았다. 듣기도 풀었는데 듣기마저 다 맞았다. 중간에 귀찮아서 딴청 피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다행히 다 맞출 수 있었다.

그러다가 조금 지쳐 있는 상태로 리딩을 한 지문 더 풀었는데, 10문제 중에 2개나 틀렸다. 아뿔사, 자만했더니 바로 틀렸다. 그런데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아서 답을 확인했다. 둘 다 내가 약한 유형이었다. 문장 paraphrase하기, 그리고 요약 문제.

paraphrase문제를 이상하게 자주 틀린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반복해서 오답이 나오니까 긴장이 된다. 이번에도 꼭 맞추고 싶어서 읽다가 a b c 선지가 다 이상했다. 설마 d 일까 하고 봤더니 급진적으로 문장이 바뀌어 있었다. 어순도 다르고 어휘도 많이 바뀌었다. 뭔가 이상해서 다시 읽다가 b를 골랐는데 d가 답이었다. b는 어순도 비슷하고 내용도 비슷하게 들어갔는데 처음에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맞았다. 코르크 나무에서 방을 발견하고 세포로 이름붙였다는 내용인데, 식물학 연구라고 말이 바뀌어있는 부분 때문에 오답이었다. 어순과 내용이 다 비슷해도 한 단어만 이상하게 들어가면 틀린 내용이 된다. 오히려 급진적으로 바뀐 d가 내용상 틀린 게 없어 답이되었다.

요약은 또 답을 보고 납득이 가지 않았는데 내가 어디서 잘못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요약 문장의 근거를 지문해서 다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토플 문제는 조금만 소홀히 하고 딴청을 피워도 바로 틀린다. 아주 예리한 시험이다. 요약문장이 어떤 문단을 가리키는 내용인 건지 확인하면서 꼭 써야겠다. 몇 문단의 내용인지 확인하고, 웬만해서 문단이 겹치지는 않을 테니까 숫자를 쓰면서 푸는 게 좋겠다.그리고 읽으면서도 요약을 하면 좋긴 할 거다. 귀찮아서 안 하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그러면 요약문제를 맞히기 위해서는, 읽으면서 문단 요약을 다 하고 그리고 요약 문장의 근거를 다 찾는다. 이렇게 크로스 체크를 하면서 풀어야 오차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기억하자. 문단 요약하기-요약문의 근거 문단 찾기.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까 약한 문제에서 무기가 하나 생긴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스피킹을 했다. 다행이 안 들리는 강의는 없었는데, 내가 말을 버벅댄다. 조금만 긴장해도 말이 안 나온다. 방금은 여동생이 내 말을 듣지 않을까 생각했더니 말이 또 안 나왔다. 나 혼자만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면 말이 나오는데 누군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 의식해서 잘하려고 하고 그러면 잘 안 된다. 요즘 듣는 건 많이 트인 것 같다. 걸어다니면서 계속 듣고 쉐도잉 했더니 예전보다 구체적으로 잘 들리고, 또 말도 조금 편해졌다.

그리고 라이팅을 해야 하는데 지쳐서 여기까지 공부!

오늘 독해 그래도 한 지문 다 맞힌 건 축하할 일이다. 잘 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구문대로 읽긴 하되 좀 더 꼼꼼하게 읽었다. 꼼꼼하게 읽을 수 있었던 건 로버트 노직의 원서를 읽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원래 구문만 보면서 빠르게 읽었는데 이제 어려운 책을 더 이해하면서 읽고 있다. 그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참 그리고 총균쇠나 사피엔스는 아무래도 교양서라 그런지 영어로 읽으면 너무 쉽다. 내가 헛소리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구문도 쉽고 내용도 간단한 편이라 정말 재미 없다. 로버트 노직의 anarchy state and utopia 쯤 되어야 읽을 맛이 나고 머리도 쓸 수 있다. 아니면 프루스트의 장문, 이디스 워튼 미문이나.

요즘 영어 공부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 지금 다니는 곳도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좋고 사람들도 좋은데, 떠나는 게 아쉽지만 내가 펼치고 싶은 꿈을 위해 나아가고 싶을 뿐이다. 3년 넘게 정이 많이 든 곳이지만, 나는 좀 어려운 영어를 해보고 싶다. 토플 강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앞으로도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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