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직업이다. (사람들의 최근과는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 영화와 텔레비전이 등장하고서야 영화 배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연극과 뮤지컬 배우의 역사는 더 길기는 하다. 발레와 오페라 가수들까지, 무대에 서는 사람을 다 포함하면 더 길어질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춤을 추고 공연을 하는 가수와는 다르게 배우 개념을 잡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도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 말이다.
그 배우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세상사의 평가와는 다르게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오늘 어떤 영화의 짧은 클립을 보고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
배우는 어떤 사람의 삶을 표정과 눈빛, 말로 그려내고 보여주며 설명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인물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글을 쓸 수도 있고, 어떤 작품을 만들어서 사람을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배우는 한 사람이 직접 되어본다. 그 사람이 되어, 살아있는 사람으로 재현시키고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일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일을 하고, 수많은 직업과 사람이 되어 본다.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그걸 넘어서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이 연기인 사람들인 것이다. 몸으로 움직이고 말을 하며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이 안에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가치가 담긴다. 나는 오늘 이걸 깨닫고 배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을 이해할 때, 직접 그 사람이 되어 보는 것만큼 어렵고 대단한 일이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