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그리면

by 신하연

나는 한 번도 신기루를 본 적이 없다. 사막에 가본 적이 없어서이다. 극심한 갈증과 끝이 없는 길에 서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나는 신기루를 보게 될까? 물을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허상을 그려내고 마는 걸까. 그렇게 물이 마시고 싶은데 주위에 아무런 풀포기도 보이지 않고, 뜨거운 햇볕은 끝이 없고 밤이 되면 엄청난 추위가 온다니 생각만으로도 괴롭다. 그렇지만 사막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는 아름다운 상상부터 들고 만다.

사막의 모래는 어떻게 생겼을까. 바닷가의 모래와는 비슷할까, 다를까. 발이 폭폭 빠지고 신발로 들어오는 바다 모래 알갱이들처럼 고울까, 아니면 흙처럼 잘 다져져 있을까. 모래 위에서 사람들이 미끄럼틀을 타기도 하는 걸 보면 부드러울 것 같은데. 모래 언덕 위에서 지평선을 바라보면 얼마나 멀고 끝이 없을까. 그 지평선 위로 해가 내려오면 모래는 황금이 될까? 황금이 눈앞에 가득한 건 어떤 기분일까. 붉은 불이 가득 붙은 황금, 그 모래 위의 시간에는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펼쳐질 것 같다.

그리고 밤이 온다면, 밤에는 어떤 색깔이 너울거릴까. 그곳에도 남색과 짙푸른 계열의 어둠이 서로 합쳐지고 떨어지다가 장대한 넓이를 이룰까. 별은, 수많은 별은 얼마나 셀 수 없을까. 희고 맑은 색깔을 가진 별이 총총, 흐려질 것처럼 빛나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 별들이 강물처럼 흘러나가고, 먼 밤하늘 끝자리까지 뻗어나가는 걸 보면 나는 얼마나 그 아름다움에 무색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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