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거리

by 신하연


걱정거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저는 아주 많은 게 들어있는 주머니가 떠올라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들고 있는 선물 꾸러미처럼 크고 빨간 주머니에요. 그 안에 걱정이 가득가득 들어 있어요. 걱정의 진짜 문제는 열어보기가 겁이 난다는 거에요. 주머니 안에 꼭꼭 숨기고 보고 싶지 않아요. 열어보면 걱정이 커질까봐요. 걱정을 보는 게 그래서 어려워요. 그래서 주머니를 꽁꽁 싸매 놓아요. 톡 터질 정도로 걱정을 꾹꾹 눌러 담은 뒤에 그걸 싸안고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그 중에 한 사람이지요.

방금 걱정 하나에 대해서 길게 썼다가 다 지워버렸어요. 제가 걱정을 써놓고 올리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말을 함부로 하는 걸 고치려고 애쓰고 있어요. 내 마음에 있는 거, 털어놓고 싶은 거, 불안한 거 이런 걸 말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가 먼저 떠올라요. 타인의 입장에서 내 태도를 헤아릴 수 있는 거 이런 게 진짜 어른이 되는 거겠죠? 내가 무심하게 내 생각대로 행동하는 게 남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하다보면 적절하게 행동하게 돼요.

이렇게 저는 걱정 주머니에 있는 걱정을 또다른 걱정으로 덮어 버렸어요. 이런 제가 연약해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걱정이 많은 평범한 사람이랍니다.

오늘 좋은 일이 있었어요. 걱정이 사르르 녹아 내리는 경험을 했어요. 피로도 즐겁게 웃는 동안 사라져버리고 기운이 나서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어요. 사랑을 받는 경험이었어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한 사람만으로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구나. 밤 공기도 재미있고,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어요. 그렇지만 끝날 시간이 되었죠. 그렇지만 제 마음은 이미 즐겁게 충만해졌어요. 이 따뜻한 마음을 안고 지금 글을 써요.

그러니까 걱정 주머니라는 건, 빨갛고 안에 든 게 많아서 무겁지만, 넘실거리는 구름 같은 행복으로 사라져버리기도 하는 거예요. 잊어버릴 수 있는 거예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계속 열어보지 못하는 걱정만 안고 있으면 무겁고 축축 처지지만, 구름 생각을 하면 나풀거리고 한들거릴 수가 있어요. 그때 깨달아요. 내가 걱정 생각만 계속 하느라 점점 무거워졌구나. 잠깐 구름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가볍고 날아갈 것 같은걸요. 걱정은 생각할수록 무거워지고, 잊어버리면 없는 게 되어요.

오늘 사라진 걱정이 또 찾아와서 동글동글 뭉쳐 있을수도 있지만, 구름의 존재를 알았으니 또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모두에게 행복이 깃들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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