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쓰고 있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빠 말고는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소설이다. 몇 년 전에 쓰고, 고치고 또 고치는 발레에 관한 소설이다. 쉽게 완성이 되면 좋겠지만, 길이 험난하고 어려워서 전혀 재미있지는 않다.
내가 글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아무렇게나 써도 사람들이 좋다고 해주는 게 신기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아무렇게나 쓰면 쓰레기 같은 글이 될 뿐이다. 고민을 오래 하고 있다. 왜 나는 어렸을 때보다도 글을 못 쓰는 걸까? 그때는 뭐가 달랐던 걸까? 그저 어린 시절에 남들보다 열심히 한 게 눈에 띈 것 뿐인데 그게 재능인 줄 알고 아직까지 붙들고 있는 건 안쓰럽다.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쓴 건데, 그게 잘 썼다니. 아무런 기억이 없다. 내가 어떻게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내 감성이 뭐였는지도 다 잊었다.
그래도 오늘은 도저히 못 쓸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조금 쓸 수 있었다. 나에게 계속 과제를 주고 하라고 시키는 존재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 과제를 완수하려고 그림도 그려보고 했는데 잘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명상하면서 발레 장면을 상상해보니 이전보다는 글이 나아졌다.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다.
글 쓰는 게 어색하다. 문장을 만드는 것도 어색하다. 일단 써놓고 보니 너무 이상해서 다듬고 고치고 했다. 영어책을 너무 많이 읽는 것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발레 장면을 그리기 위해서 눈을 감고 생각했다. 노랫소리도 끄고 발레 장면을 깊이 생각했다. 머릿속이 차분해지자 글이 조금 나왔다. 아주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 명상을 하면 글이 나아진다. 그렇게 해도 다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아주 마음에 들게 써도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다. 글은 쓸 때와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 분명히 만들 때는 열심히 만들었는데 완성본을 보니 울퉁불퉁한 면이 보이고 서툴어 보이는 작품처럼. 그래도 다듬으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게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정도면 재능은 없는 게 맞다. 이전에 쓴 글도 정말 못 썼고, 엉망이다. 조금씩 굼벵이처럼 나아질 거라면 남들보다 잘 쓰는 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두렵다. 어렸을 때도 글을 못 쓴 건데 잘 쓴 줄 알았던 거면 어떡하지? 실제로는 못 쓴 건데. 내가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글이라도 좀 써서 신기했던 거면 어떡하지?
그래도 글을 마음껏 쓸 수 있는 게 좋다. 내가 글에 투자하는 시간, 내가 글을 쓰기 위해 분투하는 시간이 계속 있다. 나는 글을 좋아하든 말든 계속 붙들고 있다. 그리고 이게 대단한 일이다.
글을 놓을 수가 없다. 내가 부족하고 엉망이어도, 내가 선택한 것이니까 어떻게든 앞으로 가야지. 아무런 성과를 내본 적이 없지만, 아무 결과물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가야지. 남들과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건 내 숙명이기도 하니까.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글은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태어난 목적이 글을 쓰는 것 같아서 계속 쓸 뿐이다.